33년 손맛, 석촌에서 찾은 인생 감자탕 맛집의 깊은 여운 (송파 감자국)

찬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오는 겨울, 뜨끈한 국물에 푹 익은 감자와 야들야들한 돼지 뼈다귀 살점이 절실하게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늘 나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석촌으로 향했다. 33년 전통의 노포, ‘송파감자국’의 깊은 맛을 경험하기 위해서. 워낙 유명한 곳이라 웨이팅은 각오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기다림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역시나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하지만 추위 속에서도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나 역시 그 기대감에 합류하여 기다림에 몸을 맡겼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테이블은 대략 6개 정도로 아담한 규모였다. 테이블마다 놓인 감자탕 냄비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사람들은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기다림이 더욱 힘들게 느껴졌지만, 곧 나도 저 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자리에 앉자마자 감자탕 소(小)자를 주문했다. 메뉴는 단촐하다. 감자탕과 뼈 추가, 그리고 사리. 오로지 감자탕 하나로 승부하는 곳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감자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보글보글 끓는 감자탕 냄비
푸짐한 깻잎과 들깨가루가 돋보이는 감자탕.

냄비 안에는 큼지막한 돼지 뼈와 감자, 그리고 깻잎이 듬뿍 들어 있었다. 특히 깻잎을 아낌없이 넣어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깻잎 특유의 향긋함이 감자탕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기 때문이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흔히 감자탕에서 느껴지는 MSG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돼지 뼈에 붙은 살점은 정말 부드러웠다.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에서 분리될 정도였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살점을 겨자 소스에 찍어 먹으니, 톡 쏘는 겨자의 맛과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뼈다귀 하나를 들고 제대로 뜯어 먹으니,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살코기가 가득 붙은 뼈다귀
겨자 소스에 찍어 먹는 부드러운 살코기의 맛은 일품이다.

감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감자탕의 주인공이다. 푹 익은 감자는 포슬포슬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국물이 잘 배어 있어 더욱 맛있었다. 슴슴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깻잎의 향긋함과 깍두기, 콩나물무침 등의 반찬이 부족함을 채워주었다. 특히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감자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아삭아삭 씹히는 깍두기의 식감과 시원한 맛은 감자탕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콩나물무침 역시 신선하고 아삭해서 좋았다.

보글보글 끓는 감자탕
끓일수록 깊어지는 국물 맛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어느 정도 감자탕을 먹고 난 후, 라면 사리를 추가했다. 꼬들꼬들하게 잘 익은 라면은 감자탕 국물과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냈다. 특히 이 집은 라면을 미리 데쳐서 주기 때문에, 면에서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아 좋았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김가루와 들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볶음밥
볶음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장님은 직접 볶음밥을 만들어 주셨는데, 김가루와 들기름을 듬뿍 넣어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볶음밥을 한 입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추위도 잊을 만큼 배가 불렀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만족감이 컸다. 송파감자국은 흔한 감자탕과는 다른, 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성껏 만든 감자탕은, 먹는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사장님은 한 분 한 분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마치 오랜 단골처럼 편안하게 대해주는 사장님의 따뜻함이 좋았다. 한결같은 맛과 친절한 서비스는, 이 곳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듯했다.

송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송파감자국’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웨이팅은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는 감자탕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 역시 분명 이 곳의 감자탕 맛에 푹 빠지실 것이다. 송파감자국은 내게 단순한 맛집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3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노포의 저력, 그리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음식의 힘을 느끼게 해준 곳이다. 나는 앞으로도 종종 이 곳을 찾아, 따뜻한 감자탕 한 그릇으로 마음을 채울 것이다. 오늘 맛본 석촌 맛집, 송파감자국의 깊은 맛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깔끔한 밑반찬
감자탕과 잘 어울리는 깔끔한 밑반찬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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