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평일 반차를 쓰고, 콧바람을 쐬러 이천으로 향했다. 운전대를 잡고 창밖을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점심은 과연 어떤 맛으로 나를 즐겁게 해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극찬했다는 이천의 한정식 맛집, ‘야반’. 평소 쌀밥에 진심인 나로서, 이천 쌀로 지은 밥맛은 어떨지 몹시 궁금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니,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국도 주변에 자리 잡은 ‘야반’이 모습을 드러냈다.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는 어렵지 않았다. 주변은 온통 푸르른 산자락으로 둘러싸여 있어, 식당에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었다. ‘자연으로 밥 짓는’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간판은, 이곳의 음식이 자연 본연의 맛을 추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더해주었다. 천장에는 실링팬이 부드럽게 돌아가고 있었고, 벽 한쪽에는 푸른 리스 장식이 걸려 있어 싱그러움을 더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소리에 방해받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고등어구이, 제육볶음, 보리굴비 등 다양한 한정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나는 고등어구이 정식 2인상을 주문했다. 사실, 나는 자타공인 고등어구이 마니아다. 지금까지 먹어본 고등어만 어림잡아 2,000마리는 족히 넘을 것이다. 갓 구운 고등어의 고소한 냄새와 촉촉한 살점은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따뜻한 물수건과 물이 나왔다. 종이컵에는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테이블 한쪽에는 넉넉하게 김이 놓여 있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구이를 중심으로,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반찬들이 놋그릇에 담겨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등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리니, 부드러운 살점이 그대로 느껴졌다. 밥은 역시 돌솥밥으로 제공되었다.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렜다.
가장 먼저 고등어구이 한 점을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신선한 고등어 특유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엄마가 구워주는 고등어만큼 맛있는 곳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지만, 이곳 고등어구이도 꽤 훌륭했다. 역시 생선요리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맛이었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짭짤한 간장게장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살짝 비린 맛이 느껴진다는 평도 있지만, 나는 맛있게 먹었다. 우엉 튀김은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달콤 짭짤하게 볶아진 잡채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맛이었다. 슴슴한 나물들은 밥과 함께 먹으니 조화로웠다. 특히,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훌륭했다.
돌솥밥은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갓 지은 밥은 윤기가 좔좔 흐르고, 찰기가 넘쳤다. 이천 쌀이라서 특별히 더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돌솥에 지어 더욱 찰지고 구수한 밥맛은 정말 최고였다. 밥을 덜어내고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드는 동안,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뜨끈한 누룽지에 김치를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숭늉처럼 부드러운 누룽지는 소화도 잘 되는 느낌이었다.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솔직히 반찬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는 못했지만, 남은 음식은 포장도 가능하다고 하니, 집에서 저녁으로 먹을 생각에 든든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기분 좋게 식당을 나서며, 주변을 둘러보니,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잠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소화도 시키고 맑은 공기도 마셨다.
‘야반’은 맛있는 음식은 물론, 깔끔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마치 임금님 수라상을 받은 듯한 푸짐한 한 상 차림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구성이었다. 가격 대비 훌륭한 퀄리티는 분명 이곳의 큰 매력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정식 메뉴에 된장찌개 같은 국물이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야반’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이천의 숨은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야반’은 분명, 맛있는 밥과 정갈한 반찬으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오거나, 중요한 손님을 대접하기에도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식사를 즐겨야겠다. 이천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숭늉 냄새가 자꾸만 식욕을 자극했다. 오늘 점심은 정말 성공적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다음에는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하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삶의 큰 행복 중 하나다.

최자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야반’은 훌륭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특히, 이천 쌀로 지은 돌솥밥과 신선한 고등어구이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그 때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