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으로 향하는 길, 창밖 풍경은 온통 초록 물결로 가득했다. 싱그러운 녹차밭을 향하는 설렘과 함께, 오늘 점심은 어떤 맛있는 음식으로 채울까 하는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목적지는 보성 녹차밭 근처에 자리한 ‘청광도예원’. 3대가 함께 즐기기 좋다는 입소문과, 무엇보다 ‘녹차 떡갈비’라는 독특한 메뉴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대한다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청광도예원은,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한옥 건물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고, 푸르른 녹차밭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 한국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건축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예약 없이 방문했더니, 역시나 30분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조차 지루하지 않았다. 고풍스러운 한옥 건물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식당 뒤편 언덕에 펼쳐진 녹차밭을 거닐며 사진을 찍는 동안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특히 식당에 딸린 도예원에서 직접 구운 듯한 다양한 그릇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앤티크한 도자기들이 주는 은은한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봤다.
드디어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안내를 받고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을 보니, 녹차 떡갈비 정식 외에도 보리굴비 정식, 닭볶음탕 등 다채로운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처음 계획대로 녹차 떡갈비 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런치 정식에는 굴비와 솥밥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한 상 차림이 눈앞에 펼쳐졌다. 뽀얀 쌀밥이 담긴 돌솥과, 녹차 물이 담긴 그릇, 그리고 갖가지 남도 반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떡갈비와, 짭조름한 굴비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돌솥밥 뚜껑을 여니, 은은한 녹차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밥을 퍼서 녹차 물에 말아, 굴비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녹차의 은은한 향은 굴비의 짭짤함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밥 위에 살짝 올려진 녹차 잎은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풍미를 더했다.
녹차 떡갈비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떡갈비 속에 콕콕 박힌 녹차 잎은 씹을수록 은은한 향을 냈다. 떡갈비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돋보였다. 쌈 채소에 떡갈비를 올리고, 쌈장을 살짝 얹어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풍성해졌다. 떡갈비와 함께 마늘, 된장을 곁들이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것은 물론이고, 간도 적당해서 밥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샐러드, 나물, 김치 등 종류도 다양해서, 질릴 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특히, 갓김치는 적당히 익어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굴비는 살짝 비린 맛이 느껴졌고, 김치는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또한, 찌개나 국이 없어 살짝 아쉬웠다. 하지만, 다른 반찬들이 워낙 훌륭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계산대 옆에 쌀과자를 판매하고 있었다. 하나 구입해서 입에 넣으니,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맛이 기분 좋게 퍼져 나갔다. 계산대 앞에서 주인장이 직접 재배했다는 도라지청도 맛볼 수 있었다.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청광도예원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아름다운 한옥 건물, 정갈한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정말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몇 가지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몇몇 방문객들은 직원 부족으로 인한 서비스 지연, 테이블 정리 미흡, 그리고 반찬 리필의 어려움 등을 지적했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음식을 준비하는 직원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러한 부분들이 개선된다면, 청광도예원은 더욱 완벽한 맛집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보성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청광도예원에서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특히, 닭볶음탕은 토종닭으로 만들어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고 하니, 꼭 한번 맛보고 싶다.
청광도예원을 나서며,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마음까지 풍요로워지는 기분이었다. 보성 녹차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청광도예원에서 맛있는 한정식을 즐겨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