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아침은 늘 설렘으로 가득하다. 특히 오늘은, 싱싱한 해산물과 향긋한 바다 내음을 만끽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 숙소를 나서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니, 푸른 바다가 눈 앞에 펼쳐졌다. 저 멀리 우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그 우도를 마주보고 있는, 성산의 숨겨진 맛집, ‘해월정’이다.
아침 8시부터 문을 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러 도착했지만, 이미 식당 안은 아침 식사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넓은 매장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시원한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창밖으로는 붉은 등대가 정겹게 서 있었고, 푸른 바다는 햇살에 반짝이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보말죽, 보말칼국수, 물회… 하나같이 놓치고 싶지 않은 메뉴들뿐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성게보말죽’이었다. 흔히 접할 수 없는 특별한 메뉴라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성게보말죽과 보말칼국수를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콩나물, 김치, 무생채 등 소박하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톳이 들어간 부침개는 쫀득하면서도 바다 향이 은은하게 풍겨,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 성게보말죽이 나왔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죽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죽 위에 김 가루와 깨소금이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고, 잘게 썰린 보말과 성게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숟가락으로 한 입 떠서 맛을 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향긋함!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마치 버터를 넣은 듯 부드러운 풍미가 느껴졌는데, 전혀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담백했다.
죽 안에는 쫄깃한 보말이 듬뿍 들어있어 씹는 재미도 있었다. 성게의 녹진한 맛과 보말의 꼬득꼬득한 식감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마치 바다를 통째로 삼킨 듯한 신선함이 입안 가득 느껴졌다. 특히 죽은 뜨겁지 않고 따뜻해서, 아침 식사로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았다.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온도였다.
이어서 보말칼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에 보말과 해초가 듬뿍 들어간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였다. 칼국수가 끓기 시작하자, 테이블 위로 향긋한 바다 내음이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스테인리스 냄비 안에서 면발이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군침을 삼키게 했다. 국자로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흔히 먹는 멸치 육수나 닭 육수와는 전혀 다른, 바다에서 나는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면발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뽀얀 면발 사이로 초록색 해초가 섞여 있었다. 면을 후루룩 삼키니,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향긋함! 칼국수 국물은 전혀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오히려 먹으면 먹을수록 입맛을 돋우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칼국수에 들어간 보말은 쫄깃하면서도 꼬득꼬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함께 나온 무생채를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톡 쏘는 무생채의 맛이 칼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칼국수와 김치의 조합 또한 환상적이었다. 적당히 익은 김치의 새콤한 맛이 칼국수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알려주시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덕분에 더욱 즐겁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전복잔치물회를 시킨 손님들이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커다란 그릇에 전복이 가득 담겨 나온 물회는 보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싱싱한 전복과 해삼, 멍게가 푸짐하게 들어간 물회는,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물회에 들어간 해초와 톳은 신선함을 더했다. 다음에는 꼭 전복잔치물회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테이블에서는 모듬 해산물 한 접시를 시켜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술 한 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여유로운 제주 여행의 정석처럼 보였다. 탱글탱글한 문어숙회와 뿔소라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해산물과 함께 곁들여 먹는 톳 무침은 매콤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이라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가는 길, 벽에 붙어 있는 사장님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해월정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느껴졌다. 가게를 나서기 전,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하며, 다음에 또 방문해달라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다.
해월정에서의 식사는, 그야말로 완벽한 아침 식사였다. 싱싱한 해산물과 향긋한 바다 내음,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성게보말죽은, 지금까지 먹어본 죽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제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해월정은 반드시 다시 찾아가고 싶은 지역명소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섰다. 따스한 햇살 아래, 푸른 바다가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해월정에서의 기분 좋은 시작 덕분에,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