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문득 떠오른 허영만 선생님의 백반기행. 펜 끝에서 피어난 그 맛의 향연을 좇아, 나는 홀린 듯 철원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단 한 곳, 소박한 풍경 속에 숨겨진 보석 같은 식당이었다. 낡은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듯했지만, 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따스함은 나를 설레게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몇몇 손님들이 찌개 냄비 앞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꽃피우고 있었다. 벽 한 켠에는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는데, 그 글자들 속에서 이곳의 오랜 역사와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해물된장찌개와 오징어볶음을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김구이, 짭짤한 조기구이, 매콤한 어묵볶음, 아삭한 오이김치와 배추김치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만으로도 이미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직접 구운 김은 시판 김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들기름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바삭거리는 식감은, 어린 시절 엄마가 구워주던 김 맛을 떠올리게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징어볶음이 등장했다. 큼지막하게 썰린 오징어와 채소들이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한 입 맛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불향과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과하지 않은 단맛과 매콤함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특히 양념이 정말 일품이었는데, 밥에 쓱쓱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이곳의 또 다른 주인공, 해물된장찌개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테이블 중앙에 놓인 버너 위에 큼지막한 냄비가 올려지고, 곧이어 육수가 끓기 시작했다. 냄비 안에는 싱싱한 해산물과 두부,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꽃게, 홍합, 새우, 미더덕, 우렁 등 종류도 다양했다. 뽀얀 두부와 듬뿍 들어간 파가 먹음직스러운 색감을 더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찌개를 보니 저절로 침이 고였다. 국자로 국물을 떠 맛보니, 깊고 진한 된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시판 된장이 아닌 직접 담근 집된장을 사용하신다고 했는데, 텁텁함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해산물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이 더해져, 정말 잊을 수 없는 깊은 맛을 만들어냈다.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팁대로, 끓일수록 진해지는 국물 맛을 즐기기 위해 중간중간 국물을 덜어내면서 먹었다. 그랬더니 짜지 않고 딱 알맞은 농도로 찌개를 즐길 수 있었다. 밥 위에 찌개와 해산물을 듬뿍 올려 한 입 가득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넉넉한 인심이었다. 공깃밥은 일반 식당의 1.5배는 되어 보이는 고봉밥으로 제공되었는데, 가격은 단돈 1,000원이었다. 게다가 남은 찌개는 포장까지 해주셨다. 포장해주시면서 물을 조금 더 넣고 라면을 끓여 먹으면 맛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여 주셨다. 마치 오랜 단골손님을 대하는 듯한 따뜻함에 감동받았다.

식당 내부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구조는 더욱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화장실은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어 작은 재미를 더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벽에 걸린 메뉴판을 살펴보니, 해물된장찌개 외에도 해물탕, 오징어볶음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다음에는 여럿이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해물탕은 된장을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니,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찌개 덕분인지, 배도 마음도 든든해진 기분이었다. 철원을 떠나오는 내내, 그 깊고 시원한 해물된장찌개의 맛이 잊혀지지 않았다.
철원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고석정, 한탄강 등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하루였다. 특히 이곳에서 맛본 해물된장찌개는 철원을 다시 찾게 만드는 강력한 이유가 될 것 같다.
다음에 철원에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나를 반겨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때는 꼭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싶다.

혹시 철원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 식당을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특별한 서비스는 없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해물된장찌개는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은 물론, 푸짐한 해산물 덕분에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알아두면 좋을 점이 있다. 첫째, 주말에는 손님이 많으니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둘째, 해물된장찌개는 끓이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므로, 미리 주문해놓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여름에는 근처 축사 때문에 파리가 많을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나는 이 식당에서 맛본 해물된장찌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철원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맛있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식당의 따뜻한 인심과 맛있는 음식 덕분에 철원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득 안고 돌아갈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종종 철원을 방문해서 이 맛있는 해물된장찌개를 맛볼 것이다. 그리고 이 맛집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오늘도 나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철원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언젠가 다시 방문할 날을 기다리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철원 맛집 탐방은 언제나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