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막걸리 한 잔, 수원역 술집 “선주가”에서 맛보는 인생 맛집

퇴근 후, 며칠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수원역의 맛집 ‘선주가’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며칠 전부터 SNS를 뜨겁게 달군 숙성회와 막걸리 조합을 드디어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수원역 로데오 거리는 평일 저녁에도 여전히 활기가 넘쳤지만, 나는 오직 ‘선주가’만을 바라보며 인파를 헤쳐 나갔다.

드디어 도착한 ‘선주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다.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실내는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술을 즐기기 좋은 바 테이블부터 단체 모임에 적합한 넓은 룸까지, 다양한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판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들은 하나같이 군침을 삼키게 했다. 숙성회, 방어회, 연어회 등 신선한 제철 해산물을 사용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고, 문어숙회, 가리비찜, 돔베고기 등 술안주로 제격인 메뉴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선주가 모둠 한상’은 돔베고기, 한우육회, 숙성연어회, 돌문어숙회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메뉴라니, 결정 장애를 겪는 나에게는 구세주와도 같았다.

고민 끝에 나는 ‘선주가 모둠 한상’과 함께 ‘선주가 막걸리’를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기본 안주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짭짤한 콩나물국과 고소한 김, 그리고 달콤한 쌈무는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콩나물국은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기본 안주부터 이렇게 훌륭하다니,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선주가 모둠 한상’이 등장했다. 돔베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한우육회는 신선한 빛깔을 뽐내며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했다. 숙성연어회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와 풍성함을 더했고, 돌문어숙회는 쫄깃한 식감이 눈으로도 느껴지는 듯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선주가 모둠 한상’을 실제로 마주하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윤기가 흐르는 연어회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숙성 연어회

가장 먼저 숙성 연어회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젓가락을 타고 전해지는 묵직함에서부터 신선함이 느껴졌다. 입안에 넣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함께 나온 양파, 케이퍼, 레몬을 곁들여 먹으니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돔베고기를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리자 부드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쌈무와 묵은지를 곁들여 한 입 가득 넣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쫄깃한 비계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묵은지의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돔베고기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줬다.

신선한 야채가 곁들여진 육회
입맛을 돋우는 한우 육회

한우 육회는 또 어떠한가. 신선한 육회는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며 고소한 풍미를 선사했다. 톡톡 터지는 배와 향긋한 새싹채소가 육회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특히 육회 위에 살짝 뿌려진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입맛을 더욱 자극했다. 육회 한 점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그야말로 천상의 조합이었다.

돌문어숙회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질기지 않고 적당히 씹히는 식감이 좋았고, 은은하게 퍼지는 바다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욱 살아났다. 문어숙회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막걸리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함께 주문한 ‘선주가 막걸리’는 기대 이상이었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었는데, 탄산이 강하지 않아 더욱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선주가 모둠 한상’의 다양한 메뉴들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막걸리 한 모금에 안주 한 점을 번갈아 먹으니, 술이 술술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마치 달빛 아래에서 술을 마시는 듯한 낭만적인 기분마저 들었다.

신선한 숙성회 한 상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함, 숙성회

‘선주가’에서는 제철 방어회도 맛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방어회도 추가로 주문했다. 때마침 방어 철이기도 했고, 기름이 좔좔 흐르는 방어회의 비주얼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방어회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와 넉넉한 양을 자랑했다.

방어회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기름진 풍미가 황홀경을 선사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또한 훌륭했다. 김에 싸서 먹거나,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알싸한 매운맛이 방어회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줬다.

‘선주가’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얼큰한 해장 우동은 술안주로도 좋고,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바지락 술찜은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바지락이 어우러져 술안주로 제격일 듯했다. 굴전 또한 제철 메뉴로,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라고 하니 다음 방문 때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짐한 돔베고기 한 상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돔베고기

‘선주가’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주류 라인업이었다. 소주, 맥주, 막걸리는 물론, 하이볼, 사케, 증류주까지 없는 술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하이볼은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나 역시 다음에는 하이볼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주가’는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줬고, 메뉴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해줬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선주가’는 왜 많은 사람들이 수원에서 이곳을 인생 술집으로 꼽는지 알 수 있었다.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 또한 마음에 쏙 들었다. 앞으로 수원역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선주가’를 꼭 다시 찾을 것 같다. 다음에는 못 먹어본 메뉴들을 하나씩 정복해봐야지.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은은하게 퍼지는 막걸리 향과 맛있는 음식들의 여운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오늘 밤, 나는 ‘선주가’ 덕분에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돔베고기와 해초무침 한 상 차림
푸짐한 한 상 차림
신선한 연어회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연어회
두툼한 숙성회
두툼하게 썰어져 더욱 맛있는 숙성회
다양한 주류
다양한 종류의 술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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