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으로 향하는 길, 섬진강 줄기를 따라 펼쳐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제첩 요리가 유명한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다른 특별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곳, 바로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설의 용궁식당”이었다.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용궁이라니, 대체 어떤 맛을 숨겨놓고 있을까? 기대감을 안고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하기 전, 도로를 따라 흐르는 잔잔한 물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식당 건물은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에 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알고 보니, 남자 셰프님께서 직접 건물을 지으셨다고 한다. 요리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건축에도 남다른 감각을 지니신 분 같았다. 건물 앞 작은 정원에는 아기자기한 꽃들이 피어 있어, 식당에 들어서기 전부터 기분 좋은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테이블마다 정갈하게 놓인 식기들이 깔끔함을 더했고, 은은한 조명이 편안함을 선사했다. 벽면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사진들이 걸려 있어, 이곳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찜 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대구찜’.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건식 대구찜’이라는 설명에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 찜 요리 외에도 동태탕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었다. 고민 끝에,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대구찜을 주문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형형색색의 나물과 김치, 샐러드 등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마치 잘 차려진 한정식집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던 멸치볶음은 자꾸만 손이 가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구찜이 등장했다. 커다란 찜 솥 안에는 큼지막한 대구와 아삭한 콩나물, 향긋한 미나리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붉은 양념이 군침을 돌게 했고,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일반적인 대구찜과는 달리, 국물이 거의 없이 볶음처럼 조리된 것이 특징이었다.
젓가락으로 찜을 한 점 집어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부드러운 대구 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혀를 감쌌다. 아삭한 콩나물과 향긋한 미나리는 찜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국물이 없는 건식 찜이라 더욱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찜을 먹는 동안,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조차도 계속해서 젓가락을 움직이게 만드는 중독적인 맛이었다. 밥 위에 찜을 올려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기분 좋은 포만감이 감돌았다. 30년 전통의 깊은 맛과 정성이 느껴지는 대구찜은 정말 훌륭했다. 하동에 와서 제첩 요리만 먹고 돌아갔다면 후회할 뻔했다. 용궁식당 덕분에, 하동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을 완성할 수 있었다.

용궁식당을 나서며, 나는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하동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셰프님의 정성과 손맛이 깃든 음식,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아름다운 주변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하동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그땐 동태탕도 꼭 맛봐야지.
돌아오는 길, 섬진강은 여전히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강물에 비친 노을은 붉게 물들어, 마치 용궁에서 갓 나온 듯한 황홀한 기분을 선사했다. 하동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가슴에 품고, 나는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