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낸 날,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은 맑고 햇살은 따스했다. 이런 날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제대로 힐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지인에게 추천받았던 청주의 숨은 맛집, ‘홍진중화요리’가 떠올랐다. 평소 웨이팅이 길다는 이야기에 엄두를 못 내고 있었지만,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생각보다 소박하고 정감 있는 동네 중국집의 모습이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 외관에는 검은색 간판에 붉은 글씨로 ‘홍진중화요리’라고 쓰여 있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몇몇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유리창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힐끗 쳐다봤다. 짬뽕, 짜장, 탕수육 등 기본적인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특히 짬뽕밥이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짬뽕밥을 먹기로 마음먹었다. 9천 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한 15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혼자 오셨어요?”라는 종업원의 말에 “네”라고 대답하니, 안쪽 테이블로 안내해 주었다. 테이블은 나무 재질로 되어 있었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듯했다. 테이블 위에는 간장, 식초, 고춧가루, 냅킨 등이 놓여 있었다.
메뉴판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짬뽕밥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자스민차와 단무지, 양파, 춘장이 담긴 작은 접시가 나왔다. 자리에 앉아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벽은 나무 질감으로 마감되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특이한 디자인의 조명이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군데군데 붙어있는 손님들의 낙서에서 오랜 시간 이 곳이 사랑받아온 공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짬뽕밥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짬뽕 국물과 함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 한 공기가 함께 나왔다. 짬뽕 국물 위에는 푸짐한 해산물과 야채가 가득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진하고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불맛과 함께, 돼지고기 육수의 깊고 진한 풍미, 그리고 시원한 해물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짬뽕 안에는 면도 약간 들어있었다. 면에 국물이 깊게 배어 있어서 면을 먹는 내내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면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밥을 말아서 먹었다. 역시 짬뽕밥은 밥을 말아 먹어야 제맛이다. 뜨거운 밥알이 국물과 어우러져 더욱 깊고 풍성한 맛을 냈다. 밥 한 숟갈에 큼지막한 조갯살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특히, 제철을 맞은 동죽의 쫄깃하고 달콤한 식감이 잊을 수 없었다.

정신없이 짬뽕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였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다. 솔직히 곱빼기를 시킬까 고민도 했지만, 워낙 양이 많아서 সাধারণ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 짬뽕밥을 다 먹고 나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살짝 매콤했지만, 기분 좋게 매운 정도였다. 신라면보다는 살짝 덜 매운 정도라고 할까. 매운 맛이 입 안에 맴돌았지만, 깔끔하고 개운한 뒷맛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짬뽕밥 최고예요!”라고 대답하니, 환하게 웃으셨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친절한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묵묵히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탕수육과 짜장면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탕수육은 튀김옷이 얇고 바삭하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볶음밥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한정판이라고 하니 미리 확인해봐야겠다.

홍진중화요리는 맛도 맛이지만, 가격도 저렴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9천 원으로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짬뽕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다만, 웨이팅이 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청주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짬뽕밥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가게 앞에는 주차 공간이 따로 없지만, 주변 골목에 적당히 주차할 수 있다. 주말에는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주말에 방문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재료가 일찍 소진되어 브레이크 타임이 걸릴 수도 있으니, 미리 전화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오늘 홍진중화요리에서 짬뽕밥을 먹은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졌다. 역시 맛집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청주 맛집 홍진중화요리,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