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낡은 앨범 속 빛바랜 사진처럼 아련한 기억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안면도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졌던 쭈꾸미 축제였다. 짭짤한 바다 내음과 매콤한 쭈꾸미 볶음의 향이 뒤섞인 그 강렬한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미각의 향수(鄕愁)로 남아 있었다. 문득, 그 시절의 맛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강렬한 끌림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무작정 인천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단 하나, 안면도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우순임 원조 할머니 쭈꾸미”였다.
인천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식당으로 향하는 동안, 창밖 풍경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낯선 도시의 풍경 속에서, 어린 시절 추억을 찾아 떠나는 설렘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드디어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낡은 간판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묘하게 마음을 흔들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반가움과, 변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불안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쭈꾸미 볶음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인천 맛집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벽 한쪽에는 KBS-TV 방영 홍보 액자가 걸려있어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보았다. 쭈꾸미 볶음, 쭈꾸미 샤브샤브, 간재미 무침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나의 선택은 당연히 쭈꾸미 볶음이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줄 바로 그 맛을 찾기 위해 온 것이니까.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채웠다. 콩나물, 김치, 쌈무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시금치는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쭈꾸미 볶음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쭈꾸미 볶음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와 양파, 미나리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쭈꾸미 볶음을 한 입 맛보는 순간, 어린 시절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 맛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탱글탱글한 쭈꾸미의 식감과 아삭한 양파의 조화는,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특히, 신선한 미나리의 향긋함이 쭈꾸미 볶음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었다. 예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재료 본연의 신선함이 입안 가득 느껴졌다.
함께 나온 콩나물을 듬뿍 넣어 쭈꾸미와 함께 볶아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맛있었다. 쌈무에 쭈꾸미와 콩나물을 함께 싸서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쭈꾸미 볶음을 즐기는 동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쭈꾸미 볶음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쭈꾸미 볶음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은, 이 안면도 맛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였다. 직원분들이 직접 볶음밥을 만들어주셨는데, 밥과 김가루, 참기름이 더해져 더욱 고소하고 풍성한 맛을 자랑했다. 뜨겁게 달궈진 철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을 긁어먹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볶음밥을 한 입 가득 넣으니, 쭈꾸미 양념의 매콤함과 김가루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황홀한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냈다. 역시, 쭈꾸미 볶음의 마무리는 볶음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친절한 인상의 아주머니께서,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아주머니의 물음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어린 시절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어요.”라고 답했다. 아주머니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식당을 나서며, 어린 시절 쭈꾸미 축제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우순임 원조 할머니 쭈꾸미”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인천 맛집이었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신선한 재료와 변함없는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는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방문객들은 쭈꾸미의 양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양파만 너무 많고 쭈꾸미는 적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일부 직원들의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경험했고, 다음에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우순임 원조 할머니 쭈꾸미”는 쭈꾸미 철에 방문하면 더욱 싱싱하고 맛있는 쭈꾸미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쭈꾸미 철에 맞춰 방문하여, 쭈꾸미 샤브샤브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또한, 어르신들이 좋아하신다는 간재미 무침도 포장해서 부모님께 선물해드리고 싶다.
인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우순임 원조 할머니 쭈꾸미”에 방문하여 화끈한 쭈꾸미 볶음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방문 전에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우순임 원조 할머니 쭈꾸미”에서 쭈꾸미 볶음을 먹으며, 단순한 맛 이상의 것을 경험했다.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가족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경험은, 진정한 미식(美食)의 가치가 아닐까.
다시 버스에 몸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창밖 풍경은 여전히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우순임 원조 할머니 쭈꾸미”에서의 행복한 기억이 가득 차 있었다. 다음에 또 다시 인천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주저 없이 “우순임 원조 할머니 쭈꾸미”를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또 어떤 새로운 추억을 만들게 될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