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신라 천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도시,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하다는 황리단길은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로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낡은 듯하면서도 세련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가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밥 때가 되니 더욱 간절해지는 한 끼 식사, 황리단길에서 맛있는 밥집을 찾아 나섰다.
눈에 띈 곳은 ‘황남두꺼비식당’이라는 정겨운 이름의 한식집이었다. 붉은색 간판에 촘촘히 박힌 조명이 마치 시골 극장 간판처럼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문 앞에는 KBS 생생정보에 방영되었다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에는 웨이팅이 있었다. 역시 맛집은 다르구나 생각하며, 서둘러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외부를 둘러봤다. 한옥을 개조한 듯한 건물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낡은 나무 문과 창살, 기와지붕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야외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날씨 좋은 날에는 바깥에서 식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자개로 장식된 테이블과 샹들리에 조명, 옛날 텔레비전 등이 마치 외할머니 집에 온 듯한 푸근함을 선사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묵은지 등갈비찜, 육회 물회, 첨성대 7종 세트 등 다채로운 메뉴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첨성대 7종 세트’는 게장 볶음밥을 첨성대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독특한 비주얼이 인상적이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숙성 항아리 묵은지 등갈비찜과 아이가 좋아하는 떡갈비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차려졌다. 김치, 콩나물무침, 깻잎 장아찌 등 정갈한 반찬들이 식욕을 돋우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묵은지 등갈비찜이 등장했다. 커다란 냄비 안에 묵은지와 등갈비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묵은지는 통째로 들어가 있었고, 그 위에는 팽이버섯과 각종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먼저 묵은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60일 동안 숙성했다는 묵은지는 깊은 감칠맛을 자랑했다. 신맛이 과하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등갈비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다.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되어 먹기에도 편했다. 묵은지와 등갈비를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가 느껴졌다. 매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밥 위에 묵은지와 등갈비를 얹어 쓱쓱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얼큰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어도 좋았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지만,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아이를 위해 주문한 떡갈비도 나왔다. 뜨거운 철판 위에 올려진 떡갈비는 첨성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떡갈비의 귀여운 모양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떡갈비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아이 입맛에 딱 맞았다.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내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등갈비찜을 주문하면 메밀전이 서비스로 제공된다는 점도 좋았다. 얇고 쫀득한 메밀전은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슬러시 크림 막걸리도 맛볼 수 있다. 살얼음이 동동 뜬 막걸리는 더운 날씨에 지친 몸과 마음에 청량감을 선사했다. 부드러운 크림과 막걸리의 조화가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했다. 황남두꺼비식당은 맛은 물론, 푸짐한 양과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분위기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황리단길을 방문한다면, 황남두꺼비식당에서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황남두꺼비식당은 애견 동반도 가능하다. 덕분에 강아지와 함께 여행 온 사람들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유아 의자도 준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식당 근처에는 황남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하지만 주말에는 주차장이 혼잡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황리단길에는 황남두꺼비식당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사진 찍기 좋은 예쁜 카페,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 전통 공예품을 판매하는 곳 등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대릉원, 첨성대, 동궁과 월지 등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와도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황리단길은 꼭 방문해야 할 곳 중 하나다. 그리고 황리단길에 간다면, 황남두꺼비식당에서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분명 잊지 못할 경주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주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황남두꺼비식당에서 맛본 묵은지 등갈비찜의 얼큰한 맛과 따뜻한 분위기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다음 경주 여행에서도 황남두꺼비식당을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