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의 참맛을 찾아서, 한결같은 풍미가 깃든 이 동네 명가

오랜 단골들이 늘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 몇 년째 변함없이 이곳을 찾는 저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옻오리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이들에게 이곳은 진리와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4인 기준 58,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넉넉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혀끝에 맴도는 깊은 풍미까지. 모든 면에서 별 다섯 개 만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3명이 방문해도 배가 든든할 정도로 푸짐한 양은, 가격 대비 만족도를 한껏 끌어올립니다. 2022년 3월 기준 가격표를 확인했으니, 방문하시는 분들께 유용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주말 저녁, 5명의 일행과 함께 방문했을 때 일반석은 이미 만석이었습니다. 다행히 예약 덕분에 조용하고 쾌적한 룸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죠. 룸에는 저희 일행 외에는 아무도 없어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옻오리를 주문했는데, 함께 곁들여 나오는 부추는 한 접시에 1,000원을 추가하면 더욱 넉넉하게 제공됩니다. 놀라운 점은, 추가 요청 시 처음 제공되는 양보다 더 푸짐하게 내어주신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치 푸짐한 인심이 담긴 듯한 양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곳의 코스는 훈제오리 두 가지 버전과 오리로스, 그리고 옻오리백숙으로 구성됩니다. 특히 옻오리백숙은 함께 나오는 밥을 넣어 끓여 죽처럼 드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뽀얀 국물에 밥알이 풀어지며 만들어지는 죽은, 앞서 맛본 오리의 풍미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깊고 진한 맛을 선사합니다.

아쉬운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몇몇 부분에서 서비스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점심 시간이라 그런 탓인지, 주차장에서부터 예약 여부를 묻는 직원의 질문이 이어졌고, 매장에 들어서서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주문 후에도 직원분이 음식을 서빙하는 데 다소 정신이 없어 보였고, 죽을 서빙하는 과정에서는 손가락이 국물에 닿을 뻔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컵이 떨어지는 소란도 있었지만, 곧바로 대처되지 않아 다소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이다와 콜라를 주문했지만, 세 번이나 다시 요청해야만 받을 수 있었죠. 더불어 위생적인 부분에서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덜어 먹을 그릇을 교체하려 집게를 추가로 요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위생 상태가 의심되는 부분이 있어 결국 요청을 포기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 때문에 두 번의 방문은 망설여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다시 찾게 되는 마법 같은 힘이 있습니다. 바로 ‘오리’라는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극대화시킨 옻오리 요리 때문이죠. 옻의 은은한 향과 오리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미는 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특별함입니다. 옻 특유의 향긋함은 오리의 잡내를 말끔히 잡아줄 뿐만 아니라, 은은하게 퍼지는 알싸함이 입맛을 돋우고 깊은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옻오리백숙의 뽀얀 국물은 마치 보약과도 같았습니다. 뚝배기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가운데, 연녹색의 부추가 넉넉히 얹어져 신선한 느낌을 더했습니다. 뚝배기 가장자리를 따라서는 옻오리백숙의 건더기들이 보였고, 국물은 맑으면서도 진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옻오리백숙 국물 클로즈업 샷
맑으면서도 진한 기운을 내뿜는 옻오리백숙의 국물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듯합니다.

이곳의 옻오리백숙은 단순히 옻을 넣고 끓인 것이 아니라, 옻의 기운을 오롯이 담아낸 정성의 결정체였습니다. 푹 익힌 오리 살은 부드럽게 뼈에서 분리되었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옻 특유의 쌉싸름한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오리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맛의 밸런스를 이루었습니다.

옻오리백숙 국물 속 오리 건더기와 부추
부드러운 오리 살과 신선한 부추가 어우러진 옻오리백숙의 모습입니다.

함께 제공되는 곁들임 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습니다. 특히 갓 담근 듯한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맛이 오리의 풍미를 더욱 돋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고소한 들깨가루를 뿌린 샐러드와 담백한 순두부, 그리고 새콤달콤한 무침 등은 오리 요리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양한 곁들임 찬과 밥
오리 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정갈한 곁들임 찬들의 모습입니다.
김치, 순두부, 샐러드 등 곁들임 찬
매콤한 김치부터 담백한 순두부까지, 다양한 곁들임 찬들이 식탁을 풍성하게 채웁니다.

오리로스를 즐길 때에는 신선한 부추와 팽이버섯을 함께 불판에 올려 익혀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오리로스의 고소한 냄새는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든 오리로스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육즙이 어우러져 최상의 맛을 선사합니다.

불판 위에 올라간 오리로스, 부추, 팽이버섯
지글지글 익어가는 오리로스와 신선한 채소가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냅니다.
잘 익은 오리로스, 채소와 함께
숯불 향 머금은 오리로스와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져 풍성한 식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이곳 옻오리백숙의 진정한 마무리는 숭늉과 함께 제공되는 찰진 밥으로 끓인 죽입니다. 숟가락으로 떠보면 뚝배기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게 되는 마법. 옻오리백숙 국물의 깊은 맛이 밥알에 스며들어, 앞서 먹었던 어떤 음식보다도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숭늉의 구수한 맛과 죽의 부드러움이 입안 가득 퍼지며 완벽한 여운을 남깁니다.

솔직히 말해,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음식이 가진 압도적인 맛과 풍미, 그리고 옻오리가 주는 건강한 기운은 이러한 단점들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한번 맛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맛. 이곳의 옻오리는 분명 당신의 미식 경험에 깊은 인상을 남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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