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독 몸이 든든한 음식을 원했다. 점심시간, 문득 금정산 자락에 있는 ‘유씨집’ 생각이 났다. 산자락에 위치한 곳이라 혼자 가도 괜찮을까, 1인분 주문이 될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있었지만,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은근한 소문과 함께 맛있는 오리 요리로 유명하다는 점이 나를 이끌었다.
오래된 듯 정겨운 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창밖 풍경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푸르른 녹음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혼자 온 나에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창가 자리를 내어주시는 사장님의 배려 덕분에 마치 전용석을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전체적으로 매장이 넓어서 북적이는 느낌 없이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었다.

혼자 오리 불고기를 먹고 싶었지만,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다행히 이곳은 1인분 주문도 가능했고, 직원분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고민 끝에 오리 불고기 1인분을 주문했다. 금세 밑반찬이 차려지는데,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에 놀랐다. 직접 재배한 듯 신선한 야채로 만든 겉절이, 알싸한 맛이 일품인 도토리묵, 그리고 갓 부쳐 나온 듯 따끈한 파전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특히, 직접 담그신 김치와 나물 반찬들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오리 불고기가 나왔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군침이 돌았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잘 배어든 오리고기는 부추와 함께 볶아져 나왔는데, 냄새부터가 남달랐다. 한 점 집어 맛보니, 고기 질이 정말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운 육질과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은 감탄을 자아냈다. 맵기 조절도 가능해서, 내 입맛에 딱 맞게 조절된 양념 덕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수 있었다. 볶음밥 또한 빼놓을 수 없지.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데, 든든함과 만족감이 두 배로 올라갔다.

산행이나 나들이 후 들르기 좋은 곳이라 그런지, 주변 테이블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나 연인들이 많았지만, 혼자 온 나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오히려 직원분들이 수시로 반찬 리필을 챙겨주고, 부족한 것은 없는지 살뜰히 챙겨주셔서 더욱 감사했다. 특히, 창가 쪽 자리가 없어서 아쉬워했는데, 다른 손님이 일어난 자리를 재빨리 안내해 주시는 세심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뷰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창밖으로 펼쳐지는 금정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푸른 산과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힐링 그 자체였다. 날씨 좋은 날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해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혼자 와도 괜찮을까 걱정했지만, ‘유씨집’은 혼밥족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하고,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고 나니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오리 불고기 외에도 능이 오리백숙, 닭백숙, 도토리묵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능이 오리백숙은 깊고 진한 국물 맛과 함께 몸보신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라고 한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능이 오리백숙을 맛봐야겠다.
주차 공간도 넓어서 차를 가지고 방문하기도 편리하다. 범어사나 금정산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고 난 뒤, 든든한 식사를 원한다면 ‘유씨집’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 와도, 여럿이 와도 모두 만족할 만한 맛과 분위기를 갖춘 이곳에서 오늘도 ‘혼밥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