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커피볶는아침: 할머니 손맛 같은 따뜻한 스페셜티 커피 향이 가득한 곳

아이고, 오늘은 또 어떤 맛있는 걸 찾아볼까나. 며칠 전 밥도둑 뿌팟뽕커리를 제대로 맛보고 나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푹 빠져버렸지 뭐예요. 그 맛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속을 편안하게 달래줄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지더군요. 그래서 얼마 전 저장해 둔 강동구 맛집 리스트를 뒤적이다가, ‘커피볶는아침’이라는 정겨운 이름의 가게를 발견했답니다. 옆 동네에 쟁쟁한 로스터리 카페들이 몇 군데 보이긴 했지만, 배도 부르고 해서 딱 좋은 거리에 있는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기로 했지요.

가게 앞을 서성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살짝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세상에나! 마치 비밀의 화원처럼, 커피향으로 가득한 공간이 펼쳐졌어요. 저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하신, 수염이 멋진 사장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저를 맞아주시더군요. 왠지 모르게 ‘이곳이 보통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답니다.

강동역 근처의 커피볶는아침 외관 모습
강동역 근처, 대로변에서 살짝 들어간 곳에 자리한 ‘커피볶는아침’의 정겨운 외관 모습이어요.

가게 안을 찬찬히 둘러보니,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다채로운 원두들이 유리병에 담겨 진열되어 있더군요. 산미가 강한 원두와 고소한 원두를 색깔로 구분해 놓으신 센스에 감탄했답니다. ‘아, 정말 커피에 대해 깊이 아시는 분이시구나’ 싶었지요. 어떤 커피를 마시면 좋을까 여쭤보니, 사장님께서는 덤덤하게 아메리카노, 라떼, 핸드드립이 가장 많이 나가지만, 어떤 걸 권해야 할지 곤란하다는 듯 웃으시더군요. 그 모습에서, 왠지 모를 까칠함 속에 숨겨진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달까요. 얼마 전 이곳을 다녀가신 미루님의 리뷰에서 ‘적응만 잘하면 맛난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답니다. 네, 저도 커피 마니아인 사장님과의 진솔한 대화를 즐기는 편인지라, 더욱 기대가 되었어요.

저는 평소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에티오피아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산지가 없었거든요. 그러자 사장님께서 ‘그럼 이쪽으로 드셔보세요’ 하시며 온두라스 마르칼라 초아카파 원두를 추천해주셨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원두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지요.

커피볶는아침 가게 입구 모습
문을 활짝 열어두시니, 따뜻한 햇살과 함께 맛있는 커피 향이 흘러나오는 듯했어요.

잠시 기다리자, 그란데 사이즈 정도 되어 보이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나왔어요. 컵에 살짝 묻은 커피 자국마저도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답니다. 추천해주신 온두라스 원두의 산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마치 옛날 엄마가 정성껏 타주시던 커피 맛 같았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담긴 컵
진한 커피색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랍니다.

가게를 나와 길을 걸으며 계속 커피를 마셨는데, 이 맛있는 커피 덕분에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듯했어요. 합정동의 유명 로스터리 카페나 답십리 커피그라운즈만큼의 길고 깊은 여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훌륭했답니다. 아마도 투샷이 아니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맛이었어요.

매장 내부의 원두 진열대 모습
정말 다양한 종류의 원두들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어, 어떤 원두를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답니다.

전체적으로 ‘커피볶는아침’은 커피에 대한 사장님의 자부심과 손님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이곳에 오면 마치 고향 집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랄까요. 다양한 원두 덕분에 나만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나중에 강동구에 올 일이 있으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그런 곳이었답니다.

매장 내부 카운터와 진열된 소품들
카운터 주변에는 커피와 관련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정겹게 놓여 있었어요.

어느 날인가, 다른 날 또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였어요. 아침 일찍 방문했더니, 이미 손님들로 북적이는 통에 잠시 당황했지만, 신기하게도 아메리카노는 금방 나오더군요.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만다린 원두를 골라봤는데, 밭에서 갓 따온 듯 신선한 흙내음과 고소한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요로움을 선사했답니다. 로스팅 정도도 딱 알맞아서, 오래되지 않은 신선한 원두 특유의 기름 쩐내 같은 건 전혀 느낄 수 없었고요. 다음에 이 동네 올 때도 꼭 들를 거라고 다짐했지요.

매장 내부 로스팅 룸 모습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한 로스팅 룸이 이곳의 전문성을 말해주는 듯했어요.

그리고 또 한 번, 저는 ‘커피볶는아침’을 다시 찾았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예멘 모카 원두로 된 스페셜티 커피를 주문했지요. 역시나 특별한 원두는 정성껏 드립으로 내려주시더군요. 한 모금 마시는데, 묵직하면서도 좋은 와인에서 나는 듯한 깊고 풍부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어요. 8천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 돈이 아깝지 않은 그런 맛이었답니다.

그 맛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 이번에는 좀 더 진하게 내려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역시나, 예멘 모카는 진하게 내렸을 때 그 맛과 향이 더욱 살아나는 것 같더군요.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 따뜻한 실내에서 이토록 깊고 풍부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죠. 이제 이곳은 제 마음속 단골집이 되었답니다.

정말이지, ‘커피볶는아침’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었어요. 이곳은 커피에 대한 열정과 정성이 가득 담긴, 마치 시골 할머니께서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처럼 따뜻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곳이었답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풍부한 향은, 저절로 고향 생각을 나게 했어요. 속이 다 편안해지는 맛, 잊을 수 없는 풍미. 이곳에서의 시간은 그야말로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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