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혼밥 성공! 나주혁신도시에서 나를 위한 근사한 만찬을 즐긴 이야기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늦가을, 문득 따뜻하고 근사한 음식이 당기는 날이었다. 혼자 사는 내게 외식은 단순한 끼니 해결을 넘어,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위로이자 선물 같은 시간이기에 신중하게 장소를 고르게 된다. 이곳, 나주혁신도시의 ‘어나더키친’은 조용히 식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와 1인 식사도 부담 없는 메뉴 구성으로 알려져 있어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 같으면 점심시간의 왁자지껄함을 피해 조금 늦은 시간에 방문하겠지만, 오늘은 특별히 좋아하는 파스타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어 이른 저녁 시간을 택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이 나를 맞이했다. 이곳이라면 혼자라도 전혀 어색함 없이, 오롯이 나만의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가장 안쪽에 있는 카운터석으로 자리를 잡았다. 창가 쪽 테이블도 좋았지만, 혼자 오는 손님들을 배려한 듯 마련된 이 카운터석은 셰프님의 섬세한 손길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무엇보다 다른 손님들과의 시선이 마주칠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어 나 같은 혼밥족에게는 최고의 자리였다. 메뉴판을 펼쳤다. 익숙한 듯 새로운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번 방문 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크림 파스타가 유독 눈에 띄었다. 당시에는 버섯과 큐브 형태의 소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일었다. 하지만 메뉴판에는 ‘비프’라고만 표기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고기의 종류나 조리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 조금은 아쉬웠다.

잠시 고민 끝에, 지난 기억을 되살리고 싶어 버섯과 고기가 어우러진 크림 파스타를 주문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버분께 고기에 대해 여쭤보았지만, 메뉴판과 동일한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2025년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기대감을 안고 기다렸다. 곧이어 등장한 파스타는 내가 기억했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큐브 모양의 스테이크 대신, 얇게 썰린 불고기 같은 고기가 넉넉히 들어있었다. 비주얼 자체는 풍성해 보였지만, 불고기 특유의 달콤 짭짤한 양념 맛이 크림소스의 부드러움을 압도하는 느낌이었다. 2026년 3월 10일, 이날의 파스타는 기대했던 맛과는 사뭇 달랐다. 고기가 불고기 형태로 나와 그 양념 맛이 강하게 느껴져, 크림소스 본연의 풍미를 즐기기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크림 파스타에 들어있는 고기 조각과 소스
풍성해 보였지만, 기대했던 고기와는 달랐던 크림 파스타의 모습.

이럴 때면 ‘차라리 메뉴판에 좀 더 명확한 설명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비프 스테이크’라고 써놓고는 실제로는 제육볶음이 나오는 듯한, 메뉴에 대한 기대와 실제 메뉴 간의 간극이 조금은 아쉬웠다. 맛에 대한 솔직한 평을 하자면, 이 지역 양식집에 대한 기대치가 아주 높지 않더라도, 이 정도 수준의 맛이라면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천 원 정도 가격을 낮춘다면 적절한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에 비해 가격이 조금 높게 느껴졌다. 특히 이전에 맛있게 먹었던 케이준 샐러드는 집에서 직접 만든 것보다도 허술하게 느껴져 실망감이 더 컸다.

하지만 음식의 맛에 대한 아쉬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스테이크를 맛보고 싶었으나 그날 품절되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포터하우스 스테이크를 선택했을 때, 굽기 정도를 요청한 대로 완벽하게 맞춰 구워낸 솜씨는 인상적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 가득한, 내가 딱 원하던 그 맛이었다. 큼직한 고기는 씹을수록 풍미가 살아났고, 함께 곁들여진 통마늘은 달콤하게 익어 스테이크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큼직하고 먹음직스러운 포터하우스 스테이크
굽기 정도를 완벽하게 맞춰낸 포터하우스 스테이크는 육즙이 풍부하고 맛이 훌륭했다.

이날 주문한 랍스터 파스타 역시 양이 푸짐하여 만족스러웠다. 큼지막한 랍스터 두 마리가 통째로 올라가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톡톡 터지는 랍스터 살과 부드러운 면발, 그리고 풍부한 크림소스의 조화는 훌륭했다. 만약 다음에 또 이 파스타를 먹게 된다면, 소스 양을 넉넉하게 주문해서 면이 마르지 않고 마지막까지 촉촉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랍스터가 푸짐하게 올라간 크림 파스타
살이 꽉 찬 랍스터 두 마리가 인상적인 랍스터 파스타.

이곳의 또 다른 메뉴인 샐러드 역시 신선한 채소와 다양한 토핑이 어우러져 보기에도 좋고 맛도 괜찮았다. 특히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였던 샐러드 위에는 잘게 으깬 견과류와 치즈가 뿌려져 있어,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를 더해주었다.

다양한 토핑이 올라간 샐러드
신선한 채소와 고소한 견과류, 치즈가 어우러진 샐러드.
케이준 치킨 샐러드
바삭한 케이준 치킨이 곁들여진 샐러드.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역시나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는 식사의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 이곳은 손님이 많아 그런지 직원분들의 응대가 조금은 서툴게 느껴지는 부분은 있었다. 아무래도 홀 직원이 부족한 듯 보여, 주문이나 요청사항을 전달할 때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프님의 훌륭한 요리 실력과 나주혁신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곳은 분명 매력적인 공간임에 틀림없다.

오늘도 혼밥 성공! 비록 처음 예상했던 맛과는 조금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스테이크의 훌륭한 굽기와 랍스터 파스타의 풍성함은 다시금 이곳을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될 것 같다. 나주혁신도시에서 혼자서도 근사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어나더키친’을 적극 추천한다. 다음 방문 때는 또 어떤 맛있는 메뉴로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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