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와 다른 날이었다. 근심 걱정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문득 홍주읍성이 눈에 들어왔다. 읍성 바로 입구에 자리한 위찬 베이커리카페는 마치 낡은 철공소를 개조한 듯한 독특한 외관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삭막할 것만 같은 철제 컨셉이지만, 군데군데 놓인 조명과 옥상에 드리워진 알록달록한 차양막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주변의 넓은 공영주차장 덕분에 차를 대기도 편했고, 식사 후 가볍게 읍성을 산책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오늘은 혼밥 성공의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시원하게 뻗은 공간과 철제 프레임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낡은 듯 빈티지한 느낌과 현대적인 감각이 섞여 신선했다. 1층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바깥 풍경을 감상하기 좋았고, 2층 역시 아늑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고 넉넉해서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창밖으로 보이는 홍주읍성의 고즈넉한 풍경이 마치 그림 같아서, 이 풍경을 마주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2층 창가 자리나 옥상 테라스는 특히 더 매력적이었다. 옥상에는 빈티지한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어, 날씨가 좋다면 이곳에서 탁 트인 하늘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것도 근사할 것 같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역시 빵이었다. ‘마늘 크림치즈 빵’이 이 집의 시그니처라고 해서 기대를 안고 바라보았다. 빵들이 진열된 쇼케이스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빵 종류가 아주 많지는 않아도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빵들이라 더욱 눈길이 갔다. 갓 구운 듯 윤기 나는 빵들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었다.


가격대를 보니, 빵 가격이 착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요즘 물가를 감안해도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늘 크림치즈 빵’은 주먹만 한 크기에 6,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케이크 가격은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였는데, 빵들은 확실히 높은 편이었다. 그래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면 아깝지 않다는 마음으로 대표 메뉴인 ‘마늘 크림치즈 빵’과 함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커피 맛에 대한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아주 연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진하지도 않은, 딱 중간 정도의 느낌이었다. 산미가 살짝 느껴졌고, 끝에는 은은한 씁쓸함이 감돌았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빵과 함께 마시기에는 무난한 정도였다.
드디어 메인인 ‘마늘 크림치즈 빵’이 나왔다. 빵 위에는 마늘 소스가 넉넉하게 발라져 있었고, 빵 사이사이로 하얀 크림치즈가 살짝 비쳐 보였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흔히 말하는 ‘걷바속촉’ 식감을 기대했지만, 입안에 넣는 순간 그 느낌은 조금 달랐다.

겉은 쫄깃하면서도 속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은은한 단맛과 과하지 않은 크림치즈의 조화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마늘빵’이라고 하기엔 마늘의 풍미가 너무 약했다. 오히려 크림치즈의 맛이 마늘의 맛을 다 잡아버리는 느낌이랄까. 촉촉한 마늘빵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분명 맛은 있었지만,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맛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다른 베이커리에서도 흔히 맛볼 수 있는, 지극히 전형적인 맛이었다.


케이크도 마찬가지였다. 생신 케이크로 사서 맛보았는데, 맛있기는 했지만 특별하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다른 유명 베이커리의 케이크와 비교했을 때, 가격 대비 특색 있는 맛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아마 가격이 조금 더 합리적이었다면, 이러한 아쉬움이 덜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카페의 매력은 분명히 존재했다. 홍주읍성 바로 앞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 독특하고 세련된 철제 컨셉의 인테리어, 그리고 옥상에서 바라보는 풍경까지. 혼자 이곳을 방문하여 커피 한 잔과 빵을 즐기며 잠시 사색에 잠기기에는 충분히 좋은 공간이었다. 마치 외곽으로 나온 듯한 한적함과 도심 속 카페의 세련됨이 공존하는 이곳.
창밖으로 보이는 읍성의 전경은 그 자체로 훌륭한 볼거리였다. 맑은 날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2층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매력적이었다. 낡은 듯 정겨운 벽돌 건물과 푸른 잔디, 그리고 하늘을 향해 뻗은 나무까지. 여유롭게 앉아 풍경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비록 빵의 맛은 기대만큼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이곳의 분위기와 풍경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을 벗 삼아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카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다시 홍주읍성을 찾는다면, 빵보다는 이곳의 분위기와 풍경을 즐기기 위해 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