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점심시간, 빌딩 숲을 벗어나 잠시나마 숨통을 트이고 싶을 때 백운호수 근처 ‘백운메밀’은 언제나 탁월한 선택지가 된다. 오늘은 그동안 눈여겨만 보았던 이곳을 동료들과 함께 찾았다. 주말에는 꽤 웨이팅이 있다고 들었기에, 평일 점심시간의 회전율과 혼잡도를 미리 가늠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백운호수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창가 자리를 잡았다면 이곳의 자랑인 멋진 뷰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점심시간의 인기 덕분에 창가 쪽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그래도 실내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호수의 운치를 느낄 수 있도록 테이블 배치가 잘 되어 있어 크게 아쉬움은 없었다. 왁자지껄하지만 지나치게 시끄럽지 않은 적당한 소음은 오히려 바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점심시간이라 메뉴 선택은 자연스럽게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식사 메뉴에 집중되었다. 우리는 막국수와 보쌈, 그리고 메밀전병을 주문하기로 했다. 여러 리뷰에서 ‘음식이 맛있다’는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어떤 메뉴를 골라도 평균 이상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특히 막국수는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로 나뉘는데,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두 가지 모두 맛보기로 했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꽤 빨랐다.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이런 신속함이 무엇보다 반갑다. 테이블에 하나씩 음식이 차려지기 시작하는데, 양이 푸짐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먼저 보쌈이 나왔다. 뽀얗고 먹음직스러운 수육은 젓가락으로 집기만 해도 부드럽게 찢어질 것 같은 질감을 자랑했다. 갓 삶아 나온 듯 따뜻했고, 잡내가 전혀 없이 깔끔한 맛이었다. 함께 나온 새콤달콤한 양념의 무김치와 쌈무, 그리고 쌈장과 마늘까지 곁들여 먹으니 풍성한 맛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특히 보쌈은 혼자서도 한 접시를 거뜬히 비울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맛이었다.


이어서 메인 메뉴인 막국수가 등장했다. 비빔막국수는 빨간 양념과 얇게 채 썬 오이, 편육, 그리고 고소한 깨소금이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웠다. 한 젓가락 맛보니, 리뷰에서 ‘양념이 짜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적당히 매콤달콤하면서도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다. 맵찔이 동료도 괜찮다고 할 정도였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난하게 맞을 맛이다.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이 은은하게 퍼져 만족스러웠다.


물막국수는 시원한 육수에 메밀면과 아삭한 콩나물, 채 썬 오이, 그리고 김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올라가 있었다. 한 숟가락 떠먹으니, 톡 쏘는 식초의 강한 맛을 지적하는 리뷰도 있었으나, 나는 그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 맛이 오히려 더위를 가셔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면의 메밀 함량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으로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곁들임 메뉴로 주문한 메밀전병은 얇고 바삭한 피 안에 속이 꽉 차 있었다. 짭짤한 맛이 막국수와 보쌈과 함께 즐기기에도 좋았고, 사이드로 가볍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함께 나오는 밑반찬들이었다. 김치, 콩나물 무침, 양배추 샐러드 등 기본적인 반찬들이지만 하나하나 간이 삼삼하고 신선해서 메인 메뉴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특히 어떤 리뷰에서는 밑반찬에서도 식초 맛이 느껴진다고 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고 오히려 깔끔하고 정갈했다.
전반적으로 ‘백운메밀’은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호수 풍경을 즐기며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을 때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특히 동료들과 함께 점심 메뉴를 고민할 때, 각자 취향에 맞는 메뉴를 고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양도 푸짐해서 든든하게 식사를 마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물론 점심시간에는 조금 붐빌 수 있지만, 음식 나오는 속도가 빨라 회전율이 좋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중에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뷰가 좋은 창가 자리를 노려본다면 더욱 특별한 식사가 될 것이다. 바쁜 일상 속 작은 쉼표가 필요할 때, 백운호수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맛있는 메밀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백운메밀’은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