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손맛이 그리워질 때면, 꼭 한 번씩 떠올리게 되는 음식들이 있지요. 따뜻한 밥상에 정성껏 차려주시던 그 손길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맛 말입니다. 얼마 전 담양에 들렀다가, 예전에 정말 맛있게 먹었던 돼지갈비 집이 생각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도 맛있다고 느꼈는데, 두 번째 방문에도 여전히 그 맛을 유지하고 있을까 하는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답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큼지막한 화덕에서 쉴 새 없이 돼지갈비가 구워지는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왔습니다. 네다섯 분의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고기를 뒤집고, 숯불 향을 입히는 모습이 예전 그대로였지요. 그 모습만으로도 벌써 침이 꼴깍 넘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제일 먼저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저희 인원수와 돼지갈비를 주문했습니다. 예전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온돌 바닥에 앉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모두 테이블 자리로 바뀌었더라고요. 오랜만에 방문해서인지, 이런 작은 변화들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주문한 돼지갈비는 기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왔습니다. 고기가 식지 않도록 아래에는 고체 연료가 담긴 용기가 놓여 있었지요. 따뜻한 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갈빗대의 윤기가 어찌나 곱던지요.

무엇보다 이 집 돼지갈비는 살코기로만 준비되어 있어, 뼈에 붙은 살을 발라 먹는 수고로움 없이 오롯이 고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물론, 원하시면 뼈에 붙은 살도 맛볼 수 있도록 해주시더군요.

첫 입을 맛보는데, 역시나 익숙한 그 맛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숯불 화덕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맛과 돼지갈비 특유의 달콤 짭짤한 양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정말이지 꿀맛이 따로 없더군요.

정말 맛있는 돼지갈비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배어 나오고, 양념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더해주는 것이,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주신 집밥처럼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맛이랄까요.

물론, 고체 연료로 계속 가열되다 보니 너무 오래 두면 고기가 딱딱해지거나 비릿해질 수도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고기를 받은 후에는 적절히 뒤집어주면서 먹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맛있는 고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수고로움으로 충분히 감수할 만했지요.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의 그 따뜻한 정이 조금은 사라진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현대식 테이블로 바뀌고, 서비스 시스템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면서 예전의 푸근함과는 조금 거리가 생긴 것 같기도 했지요. 하지만 고기 맛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주차장이 조금 정신없다는 점은 여전했습니다. 안내 요원이 상주하면 훨씬 수월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요. 덕분에 가게 옆에 새로 생긴 주차장 화장실은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이곳의 돼지갈비는 마치 옛날 집밥처럼, 먹을수록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마법 같은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숯불 화덕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특별한 향과 함께, 한 숟갈 뜨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맛이지요.
담양에 가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비록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도 있지만, 여전히 변함없이 맛있는 돼지갈비는 그 자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잊고 있었던 옛 추억과 맛있는 고기가 주는 행복을 동시에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곳이 바로 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