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푸짐하게! 아귀찜부터 볶음밥까지, 혼밥족도 만족하는 숨은 맛집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며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발걸음이 향한 곳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듯 낯선 풍경을 선사하는 동네 골목 안의 한 식당이었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밖에서 보이는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이 그렇게 핫한가?’ 싶으면서도, 문 앞에 놓인 ‘은영식당’이라는 간판을 보니 왠지 모를 기대감이 솟구쳤다. 밖에서부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은영식당 외부 모습
늦은 저녁, 은영식당의 따뜻한 불빛이 발걸음을 이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과 함께 북적이는 사람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확 느껴졌다.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보이진 않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너무 좁지도 않고, 무엇보다 혼자 온 손님에게 눈치를 주는 듯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왁자지껄한 분위기 덕분에 혼자여도 어색하지 않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주방 쪽을 보니, 사장님과 이모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는데, 멀리서도 느껴지는 친절한 기운이 참 좋았다.

가게 내부 입구
‘Korean Dining’이라는 문구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나 아귀찜과 해물찜이 메인 메뉴인 듯했다. 솔직히 혼자 밥을 먹으러 올 때 가장 망설여지는 부분이 양과 가격이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할까?’, ‘혹시 양이 너무 많아서 남기게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이곳은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했고, 1인분 주문은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잠시 고민했지만, 오랜만에 제대로 된 찜 요리가 먹고 싶었던 터라, 용기를 내어 아귀찜 2인분을 주문하기로 했다. 2인분에 32,000원이면 고깃값보다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특별한 게 있겠지’라는 기대를 품었다.

다양한 밑반찬과 메인 요리
푸짐하게 차려진 테이블 모습.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젓가락을 댈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콩나물 무침, 시금치 무침, 김치, 멸치볶음 등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매콤한 닭발이었다. ‘이걸 먼저 먹으면서 기다리라는 건가?’ 싶어 하나 집어 먹어보니, 맵지만 중독성 있는 맛이 밥을 부르는 맛이었다. 2인분을 주문했지만, 혼자서도 이 밑반찬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하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콤한 닭발
기다리는 동안 입맛을 돋우는 매콤한 닭발.

밑반찬을 맛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드디어 메인 메뉴인 아귀찜이 등장했다. 큼직한 접시에 가득 담겨 나온 아귀찜의 비주얼은 압도적이었다. 푹 익은 콩나물 아래에 푸짐하게 깔린 아귀 살점들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살이 많았다. 큼지막한 콩나물과 아귀 살점을 양념에 버무려 한 입 크게 떠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달콤한 양념과 부드러운 아귀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콩나물의 아삭함과 아귀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식감 또한 살아있었다. 2인분이라지만, 생각보다 양이 푸짐해서 ‘이걸 내가 다 먹을 수 있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아귀찜 비주얼
가득 채워진 콩나물과 아귀의 먹음직스러운 모습.

이곳의 아귀찜은 맵기 조절도 가능한 듯했다. 내가 받은 아귀찜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입맛을 당기는 정도였다. 맵다고 해서 입안이 얼얼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계속해서 젓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매콤함이었다. 큼직한 콩나물은 숨이 죽지 않고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부드러운 아귀 살점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를 자랑했다. 밥 한 숟갈에 아귀찜 양념을 듬뿍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 따로 없었다. 2인분이라지만, 밥과 함께 먹으면 3명이 와도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남 성내식당 간판
넓은 글씨의 간판이 눈에 잘 띈다.

아쉬운 점이라면, 함께 온 사람이 해산물에 대해 조심스러운 편이라 해물찜은 주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해물찜을 먹었을 때, 게 다리가 딱딱해서 먹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조금 망설였는데, 이곳은 어떨지 궁금했다. 여러 명이 대자를 시키면 가격에 비해 먹을 게 없다는 평도 있었던 만큼, 개인적으로는 아귀찜이 양도 푸짐하고 만족스러웠다.

찜 요리를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볶음밥이다.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그 맛은 또 다른 별미이기 때문이다. 2인분을 주문하면 볶음밥 2개에 4,000원이라고 안내받았다. 남은 양념을 넉넉하게 남겨두고 밥을 볶아달라고 요청했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볶아져 나오는 볶음밥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밥알 하나하나에 양념이 고루 배어들어 있었고, 위에 솔솔 뿌려진 참깨와 김가루가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떠서 먹으니, 찜 요리의 깔끔한 마무리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길, 입구 옆에 놓인 식혜도 한 잔 마셨다. 맛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 신기했다. 인공적인 단맛이 아니라, 직접 만든 듯한 은은한 단맛이 식사 후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사장님과 이모님들의 친절함은 식사를 하는 내내, 그리고 나가는 순간까지도 변함이 없었다. 혹시나 혼자 와서 양이 많을까 걱정했지만, 2인분으로도 충분히 맛있고 든든하게 즐길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혼자 와서도 눈치 보지 않고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음에 친구와 함께 와도 좋겠지만, 혼자서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을 때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가격이 조금 부담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의 맛과 양, 그리고 친절함으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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