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뜨겁고 얼큰한 무언가가 간절했던 것 같다. 며칠 전부터 묵직하게 짓누르던 마음의 피로가 매운 연기처럼 솟아오르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천 마장면의 제주은희네해장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묘하게 설레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잿빛 하늘 아래, 듬성듬성 심어진 어린 나무들이 늘어선 건물 앞에 다다랐다. ‘제주은희네 해장국’이라는 붉은 글씨가 선명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앞에는 작은 돌하르방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고된 하루를 위로해 줄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약속하는 듯했다.

주차는 건물 주변에도 가능했지만, 지하 주차장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장 지하로 향했다. 넓고 쾌적한 지하 주차장은 초행길에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주차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니, 식당 안은 이미 왁자지껄한 손님들로 가득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해장국을 주문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해장국이 눈앞에 놓였다. 뚝배기 안에는 콩나물이 듬뿍 들어 있었고, 그 위로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양념이 얹어져 있었다. 붉은빛 국물은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듯했다.

먼저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칼칼하면서도 짭짤한, 강렬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흔히 생각하는 맑은 해장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뼈해장국이나 불짬뽕처럼 묵직하고 진한 맛에 가까웠다. 다진 마늘과 고추의 매운맛이 훅 치고 들어왔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면, 주문할 때 다대기를 조금만 넣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해장국 안에는 얇게 저민 고기가 들어 있었다.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몇몇 고기는 질긴 느낌이 들기도 했다. 콩나물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았다. 선지는 부드럽기보다는 약간 단단한 편이었고, 특유의 향이 살짝 느껴졌다.

함께 나온 석박지는 시원하고 아삭했다. 특히, 짭짤한 해장국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줬다.
밥은 흑미가 섞인 밥이 제공되었다. 하지만 밥알이 다소 굳어있고, 오래된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국밥에서 밥맛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해장국을 먹는 동안, 뜨거운 국물과 매운맛 때문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그 덕분에 묵직했던 마음의 피로가 조금씩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칼칼하고 짭짤한 국물은 마치, 굳어있던 내 감정을 깨우는 듯했다.
어느 정도 해장국을 먹다가,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먹어봤다. 그랬더니 국물의 짠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부드럽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것이 더 맛있었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식당에서 일하는 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음식을 다루는 모습이 보였다. 또한, 테이블을 치운 손으로 위생장갑도 끼지 않고 파를 넣어 음식을 내오는 모습은 다소 불결하게 느껴졌다. 위생 문제는 고객들에게 매우 민감한 부분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해장국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식당을 나섰다. 뜨겁고 얼큰한 기운이 온몸에 퍼져나가는 듯했다. 완벽한 맛은 아니었지만, 강렬한 첫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다대기를 조금만 넣어달라고 부탁하고, 밥 상태도 개선되기를 바라며 다시 한번 방문해 볼 의향이 있다.
이천 맛집, 제주은희네해장국 마장점에서 뜨겁고 얼큰한 해장국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다만, 위생 문제에 민감하신 분들은 방문을 고려해 보시는 것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