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찾은 포항,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목적지 없이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울창한 나무들이 감싸 안은 듯한 한적한 동네였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니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자리 잡은 ‘사바하밥상’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듯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을 주는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식당 앞에 서니, 도시의 소음은 어느새 잊혀지고 새들의 지저귐과 나뭇잎 스치는 소리만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외로 넓고 깔끔한 내부가 나타났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비교적 한산했다. 한쪽 창가에는 햇살이 따스하게 쏟아져 들어왔고,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산채정식과 밀푀유나베가 대표 메뉴인 듯했다. 다른 테이블을 슬쩍 살펴보니 다들 밀푀유나베를 먹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왠지 오늘은 건강한 산채정식을 맛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산채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형형색색의 나물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은 그 자체로도 예술이었다.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망설여질 정도로 다양한 반찬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이었다. 갓 지은 듯 따뜻한 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다양한 나물들과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뒷맛이 밥과 함께 먹기에 완벽했다.
나물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도라지나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비름나물,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깻잎장아찌 등 다채로운 맛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특히, 직접 만드신 듯한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생선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잘 구워져 나왔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밥반찬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식사를 거의 마쳐갈 무렵, 할머니께서 직접 부쳐주신 따끈한 지짐이가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지짐이는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사바하밥상’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정성 가득한 밥상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은 손님이 있던 없던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어쩌면 그 모습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과도한 친절이나 서비스는 없었지만,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말씀드리면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많이 먹던 밀푀유나베도 꼭 한번 맛보고 싶다. 그리고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바하밥상’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
‘사바하밥상’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힐링을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포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바하밥상’을 나서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특별한 추억이었다. 다음에 또 포항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밀푀유나베를 먹어봐야지!
고요한 산사에서 만나는 따스한 밥상, 포항 ‘사바하밥상’은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