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의 겨울바다는 왠지 모르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차가운 바람에 볼은 시려웠지만,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아름다운 풍경도 잠시, 꼬르륵거리는 배꼽시계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 나서라고 아우성이었다.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부안에서도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김인경원조바지락죽”이었다.
여행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곳이라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농수산식품부 장관상 수상 업소’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간판에서 오랜 전통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유리문을 열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부안에서 유명한 곳은 다르구나, 실감하며 잠시 웨이팅을 해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벽에 붙어있는 손님들의 후기를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저마다 바지락죽에 대한 칭찬 일색이라 기대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벽 한켠에는 브래드 피트의 방문을 암시하는 사진도 붙어있어 흥미로움을 더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다. 메뉴는 단촐했다. 바지락죽과 뽕잎바지락죽, 그리고 바지락회무침과 뽕잎바지락전이 전부였다. 나는 고민 끝에 뽕잎바지락죽과 바지락회무침, 그리고 뽕잎바지락전을 주문했다. 이 곳에 여러 번 방문했다는 한 지인은 “뽕잎바지락전은 무조건 먹어봐야 한다”라며 강력 추천했기 때문이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콩나물 무침, 김치, 젓갈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양파김치는 독특하면서도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반찬들은 빛깔도 고왔지만, 하나하나 맛을 보니 바지락죽과의 조화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이미지에서 보이는 다양한 곁들임 찬들은 바지락죽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뽕잎바지락죽이 나왔다. 뽀얀 죽 위에 김 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숟가락으로 한 술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바지락의 풍미와 뽕잎의 향긋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녹두도 들어있어 식감까지 만족스러웠다. 죽에 들어간 바지락은 해감이 잘 되어 있어 전혀 거슬리는 것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죽을 먹는 중간중간, 바지락회무침을 곁들여 먹으니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바지락회무침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아삭아삭한 야채와 쫄깃한 바지락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회무침의 양념은 정말 ‘미쳤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완벽한 맛이었다. 매콤, 새콤, 달콤한 맛의 비율이 황금비율이라고나 할까.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뒤이어 나온 뽕잎바지락전은 큼지막한 크기에 압도되었다. 마치 녹색 카페트를 펼쳐 놓은 듯한 비주얼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뽕잎바지락전은 쫄깃한 식감과 함께 바지락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졌다. 특히 뽕잎 특유의 향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은 간이 세지 않아, 함께 나온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겉바속촉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맛이었다.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뚝배기를 보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정말이지 쉴 새 없이 먹었던 것 같다. 건강한 재료와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뽕빵이라는 빵도 판매하고 있었다. 찹쌀로 만든 빵 속에 오디잼이 들어있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뽕빵 몇 개를 포장해서 식당을 나섰다.
식당을 나서기 전, 다시 한번 건물을 올려다봤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다음에 부안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이 맛있는 바지락죽을 함께 나누고 싶다.
“김인경원조바지락죽”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따뜻한 정과 건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변산반도를 여행한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섰다. 따스한 햇살 아래, 뽕빵을 하나 꺼내 먹으니 입안 가득 달콤한 오디잼이 퍼졌다. 기분 좋은 달콤함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변산반도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삶의 큰 행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번 부안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특히 “김인경원조바지락죽”에서 맛본 바지락죽은, 앞으로도 내 마음속 최고의 음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 지역의 특색을 담은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안에서의 바지락죽 경험은 완벽했다.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김인경원조바지락죽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내가 여행을 계획하고 음식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곳. 부안에 간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식당을 나서며 올려다본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는 다음 여행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여행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특히 김인경원조바지락죽에서 맛본 바지락죽의 깊은 풍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