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온 인천, 그중에서도 개항로의 낡은 골목길은 묘한 설렘을 안겨주는 곳이다. 붉은 벽돌 건물과 낡은 간판들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거리에, 나는 오늘 특별한 카페 한 곳을 찾아 나섰다. 바로 ‘서니구락부’. 이름부터가 왠지 모르게 정겹고, 오래된 이야기 한 자락을 품고 있을 것만 같은 곳이었다.
인천 중구청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서니구락부는, 개항기 시대의 건축물들을 그대로 보존하여 레트로 감성을 물씬 풍기는 공간이었다. 자장면 박물관과 각종 개항 초기 박물관들을 천천히 둘러본 후, 차이나타운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언덕을 따라 자유공원을 산책하다 보니 어느새 카페 앞에 다다랐다. 밖에서 언뜻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이 아늑하게 감싸는 빈티지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앤티크 가구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마치 시간을 멈춰 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던한 카페와는 전혀 다른, 마치 오래된 다락방에 들어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곳곳에 놓인 작은 장식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놓인 촛대 장식은 괜스레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카페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마다 각기 다른 컨셉으로 꾸며져 있었다. 똑같은 가구 하나 없이, 앉는 자리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손님이 없는 틈을 타,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아 카페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재미도 놓칠 수 없었다. 특히 큰 창가 자리는 저녁놀 햇살이 쏟아져 들어올 때, 역광으로 비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한다. 다음에는 꼭 해 질 녘에 방문해 그 풍경을 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커피 가격은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4천 원 내외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나는 평소 즐겨 마시는 라떼를 주문했다. 곧이어 나온 라떼는, 부드러운 우유 맛보다는 쌉쌀한 커피 맛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묘하게 끌리는 맛이었다. 쌉쌀함 속에 숨겨진 깊은 풍미가, 앤티크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서니구락부는 커피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와 쿠키도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꽃차는 60대 어머니도 향이 좋다며 만족하셨다는 후기가 있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 따뜻한 꽃차 한 잔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카페 한켠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마음에 드는 소품을 발견하면,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곳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마치 작은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옛날 텔레비전, 오래된 책, 빛바랜 사진 등, 추억을 자극하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LP판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사장님께 구매 가능 여부를 여쭤봤지만, 아쉽게도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대신 LP판들을 구경하며 잠시나마 옛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화장실은 옛 건물이라 낡고 좁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만약 불편함을 느낀다면, 바로 앞에 있는 중구청 화장실을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주차는 중구청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한 시간에 2천 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요금을 받는다고 한다.
카페 곳곳에는 다양한 컨셉의 좌석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쿠션 있는 소파, 좌식 의자, 그리고 마치 스터디룸 같은 공간까지. 누구든 편안하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특히 흔들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였다.
서니구락부는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라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드라마 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나 또한 이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밀크티를 마신 한 방문객은 맛이 특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 방문객은 여자 직원분의 불친절한 응대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영수증을 요청했을 때 “달라고 해야만 드립니다!”라는 응대나, 주문 시 손님이 조금 더듬거리자 “결정되면 말씀하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사장님의 친절함에 만족감을 표했다.
나는 서니구락부에서 따뜻한 뱅쇼를 마셨다. 뱅쇼는 추운 날씨에 몸을 녹여주는 따뜻하고 향긋한 음료였다. 뱅쇼 한 모금을 마시니, 온몸에 따뜻함이 퍼져나가는 듯했다. 아기자기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뱅쇼는,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였다.
서니구락부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낡고 어수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앤티크한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나는 서니구락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낡은 가구와 소품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따뜻한 차 한 잔은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인천 중구청 근처,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을 잇는 길목에 자리 잡은 서니구락부. 이곳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추억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다. 만약 인천 개항로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서니구락부에 들러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당신의 마음속에도 따뜻한 온기가 오랫동안 머물 것이다.
다음에 또 동인천에 오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서니구락부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땐 흔들의자에 앉아, 따뜻한 뱅쇼 대신 시원한 팥빙수를 맛봐야겠다. 얼린 우유가 아닌, 얼음을 갈아 만든 팥빙수라니. 벌써부터 그 맛이 기대된다.
문을 나서며, 나는 서니구락부의 따뜻한 분위기와 아늑한 공간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이곳은 나에게 단순한 카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으로 남았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편안함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곳. 서니구락부는, 내 마음속 인천 맛집 리스트에 영원히 자리 잡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