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아울렛에서 쇼핑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향한 곳은 바로 근처에 위치한 한정식 전문점이었다. 드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탁 트인 공간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보니, ‘바른 진짓상’, ‘수월정 진짓상’, ‘세종대왕 진짓상’ 세 종류의 한상차림이 준비되어 있었다. ‘세종대왕 진짓상’은 1인 45,000원으로 가장 화려한 구성을 자랑했지만, 보리굴비, 홍어, 전복구이, 매생이누룽지탕 등 호불호가 갈릴 만한 메뉴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설명에 망설여졌다. 결국, 나는 떡갈비, 수육, 육회, 간장게장 등 대중적인 메뉴들로 구성된 ‘수월정 진짓상'(1인 33,000원)을 선택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한상차림이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마치 꽃처럼 피어난 듯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앙증맞은 꽃 모양의 흰색 접시에 담긴 반찬들은 눈으로 보기에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샐러드의 신선한 채소는 아삭아삭했고, 잡채는 윤기가 흘렀다. 녹두전과 애호박전은 얇게 부쳐져 바삭한 식감을 자랑했다. 특히, 톳이 들어간 녹색의 묵은 독특한 풍미를 자아냈다.

가장 먼저 젓가락이 향한 곳은 육회였다. 신선한 붉은 빛깔을 뽐내는 육회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잣이 고명으로 올라간 떡갈비는 달콤 짭짤한 양념과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로웠다. 촉촉하게 삶아진 수육은 잡내 없이 깔끔했고, 새우젓과 함께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간장게장은 짜지 않고 적당히 달콤 짭짤해서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돌솥밥이 나왔을 때, 살짝 아쉬움이 느껴졌다. 밥의 양이 조금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갓 지은 돌솥밥의 윤기와 구수한 향은 부족한 양을 잊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밥을 그릇에 덜어내고,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기분이었다. 숭늉은 소화도 돕는 듯했다.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표고버섯의 쫄깃한 식감과 향긋한 풍미는 잊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간장게장은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다만, 청국장은 내 입맛에는 조금 아쉬웠다. 깊고 진한 맛보다는 밍밍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다른 반찬들은 훌륭했기에,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헛헛한 기분이 들었다. 돌솥밥의 양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돌솥밥 하나를 추가로 주문해서, 깨끗하게 비워냈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는데, 매니저로 보이는 분이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직원분들도 어리지만, 손님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들의 빈 그릇을 치우는 소리가 다소 크게 들려, 조용한 식사를 방해받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가격대비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음식을 가져와서 직접 덜어주는 서비스 없이, 손님에게 직접 덜어 먹도록 하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음식 맛은 훌륭했고, 매장도 넓고 주차도 편리해서, 가족 모임이나 각종 점심 모임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주 아울렛에 들렀다가 한정식이 생각난다면,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세종대왕 진짓상’을 한번 맛봐야겠다. 물론, 그때는 청국장 대신 된장찌개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진 남한강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이번 여주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익숙함도 좋지만, 때로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새로운 지역의 맛집을 탐험하게 될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