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강시장 숨은 보석, 전주토속음식점에서 맛보는 화성 향토 맛집 이야기

전곡항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네비게이션은 익숙한 듯 사강시장 근처를 가리키고 있었고, 나는 슬슬 저녁 식사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허영만 님의 ‘백반기행’에 소개되었던 전주토속음식점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핸들을 꺾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턱이 조금 높아 조심스럽게 차를 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정겨운 식당의 분위기였다.

전주토속음식점 메뉴판
한눈에 들어오는 메뉴판. 생선 요리 전문점임을 알 수 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생선 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가오리찜, 양념 생대구탕, 모듬생선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특이하게도 물갈비전골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다음에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인원수에 맞게 주문시 청국장 서비스 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원래는 생대구탕을 먹고 싶었지만, 직원분께서 솔직하게 일본산 대구라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런 솔직함에 오히려 더 믿음이 갔다. 그래서 고민 끝에 동태탕을 주문했다.

주문 후,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자극적이지 않고, 하나하나 정갈한 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반찬들은 시각적으로도 훌륭했지만, 맛 또한 훌륭했다.

다채로운 밑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 하나하나 맛깔스럽다.

특히 솥밥이 인상적이었다. 갓 지은 밥에서 윤기가 좌르르 흘렀고,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했다. 밥을 그릇에 퍼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만 먼저 한 입 맛봤다. 입안 가득 퍼지는 쌀의 풍미는 정말 최고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태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는 큼지막한 동태 살과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온몸을 감쌌다. 깊고 진한 국물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시원한 동태탕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듯한 동태탕.

동태 살은 어찌나 실한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부드럽게 찢어졌다. 입안에 넣으니,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이었다. 탕 안에 들어있는 무와 콩나물도 시원한 국물 맛에 한몫했다.

솥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구수한 누룽지를 먹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누룽지탕이 떠올랐다. 따뜻한 누룽지를 먹으니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다양한 밑반찬과 솥밥
정갈한 밥상. 솥밥과 다양한 밑반찬이 조화롭다.

전체적으로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실제로 식당 안에는 어르신 손님들이 많이 계셨다. 조용히 식사를 즐기시는 모습이,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맛집임을 짐작하게 했다.

다른 날, 지인들과 함께 다시 전주토속음식점을 찾았다. 이번에는 생선찜을 맛보기로 했다. 2명이 방문했기에 생선찜 2인분을 주문하려는데, 아쉽게도 우렁된장은 안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생선찜 3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는 푸짐한 생선찜이 놓였다. 코다리, 가오리, 가자미가 인원수에 맞춰 나왔고, 찜 요리를 시키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청국장도 함께 나왔다. 넉넉한 인심에 감동했다.

푸짐한 생선찜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생선찜. 넉넉한 양에 놀랐다.

생선찜 위에는 참깨와 송송 썰린 파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을 들어 코다리찜을 맛봤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코다리 살은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가오리찜은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고, 가자미찜은 담백한 맛이 좋았다.

특히 서비스로 나온 청국장이 정말 맛있었다. 쿰쿰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났다. 청국장 안에는 두부와 채소가 듬뿍 들어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생선찜 자체는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푸짐한 양과 다양한 곁들임, 그리고 갓 지은 솥밥 덕분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생선찜 한 상 차림
푸짐한 생선찜과 밑반찬, 솥밥까지 완벽한 한 상 차림.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풍족해지는 기분이었다. 전주토속음식점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치 고향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사강시장에 들르게 된다면, 꼭 한번 방문해서 푸짐한 인심과 맛있는 음식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이 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따뜻한 추억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전주토속음식점 외관
정겨운 분위기의 전주토속음식점.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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