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늦가을, 따뜻한 국물 요리가 간절해졌다. 문득 오래전부터 아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곰탕 전문점, ‘고려옥’이 떠올랐다. 온양온천에서 몸을 녹이고, 뜨끈한 곰탕 한 그릇으로 속을 채우는 완벽한 코스를 상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듯한 외관에서부터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넓은 주차장은 편안한 식사를 위한 첫 번째 배려처럼 느껴졌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지만, 다행히 웨이팅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따뜻한 분위기의 조명이 편안함을 더했다. 널찍한 홀에는 이미 식사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로 가득했는데, 가족 단위 손님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곰탕을 즐기고 있었다. 벽에는 여러 방송에 소개된 사진들이 붙어 있어, 이곳의 명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곰탕, 꼬리곰탕, 도가니탕, 우족탕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전에 진곰탕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지만, 오늘은 왠지 뽀얀 국물의 소머리곰탕이 더 끌렸다. 함께 간 친구는 꼬리곰탕을 주문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곰탕과 함께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먹음직스러운 김치 3종 세트였다. 겉절이, 깍두기, 그리고 대파 양념장이었는데, 곰탕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줄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겉절이는 갓 담근 듯 신선하고 아삭했으며,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대파 양념장은 이곳만의 비법이 담긴 듯, 독특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겉절이의 붉은 양념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고, 깍두기의 먹기 좋게 썰린 모양은 정갈함을 더했다.

소머리곰탕의 뽀얀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았다. 깊고 진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잡내 없이 깔끔하면서도,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깊은 맛이 느껴졌다. 국물은 적당한 온도로 유지되어 마지막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곰탕 안에는 큼지막한 소머리 고기가 넉넉하게 들어있었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니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고기를 입에 넣으니,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특히, 대파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친구의 꼬리곰탕도 맛보았다. 꼬리 부위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깊은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꼬리곰탕 역시 뽀얀 국물에 꼬리가 넉넉히 들어있었는데,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꼬리 부위의 특성상 약간 질긴 부분도 있었지만, 겉절이와 함께 먹으니 질긴 느낌이 덜했다.

곰탕을 먹는 동안, 쉴 새 없이 겉절이와 깍두기에 손이 갔다. 특히, 겉절이는 곰탕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곰탕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깍두기 역시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김치가 맛있으면 다른 음식도 맛있다는 말이 있는데, 고려옥의 김치는 그 말을 증명하는 듯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와서 곰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나도 다음에는 혼자 와서 진곰탕에 소주 한잔 기울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새 곰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속이 든든해지니, 추위도 잊을 만큼 기분이 좋아졌다. 계산대 옆에는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잠시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고려옥은 아산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곰탕집답게, 깊고 진한 국물과 푸짐한 양, 그리고 맛있는 김치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뜨끈한 곰탕 한 그릇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듯했다. 추운 날씨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고려옥에서 곰탕 한 그릇을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온양온천에 방문했다면, 고려옥에서 몸보신하는 것을 잊지 말자.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다소 오른 점은 부담스러웠다. 또한, 예전에는 직원분들이 더 친절했던 것 같은데, 이번 방문에서는 약간 무뚝뚝한 느낌을 받았다. 어떤 후기에서는 김치를 재사용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곰탕의 맛은 훌륭했지만, 맑은 국물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옥은 여전히 아산 맛집으로 손꼽을 만한 곳이다. 깊고 진한 곰탕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하며, 푸짐한 양은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특히, 곰탕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겉절이와 깍두기는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다음에도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고려옥을 다시 찾을 것 같다. 그때는 좀 더 친절한 서비스와 개선된 위생 상태를 기대해본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우족탕과 설렁탕을 주문했었는데, 역시나 푸짐한 양과 깊은 맛에 만족했다. 특히,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설렁탕은 하얀 국물이 주는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우족에 털이 조금 남아있는 부분은 아쉬웠다. 곰탕의 농도나 고기의 양, 질이 방문 시간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기본 퀄리티가 높았다.
고려옥은 몸이 허할 때 방문하면 완벽한 보양식이 될 것이다. 뜨끈한 곰탕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고, 활력을 되찾아보자. 특히, 추운 겨울, 온양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고려옥에서 곰탕을 먹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고려옥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와 행복을 주는 곳이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곰탕 국물 덕분에 몸도 마음도 훈훈해졌다. 고려옥은 단순히 아산의 곰탕 맛집을 넘어, 추억과 정이 깃든 소중한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따뜻한 곰탕 한 그릇 대접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