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불 향에 취하는 제천 강호돈, 잊을 수 없는 추억 맛집 기행

제천으로 향하는 기차 안, 창밖 풍경은 점점 짙은 녹음으로 물들어갔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제천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고깃집 ‘강호돈’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며칠 전부터 SNS와 블로그를 샅샅이 뒤져 찾아낸 정보들은 기대를 더욱 부풀게 했다. 특히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맛있다’는 어느 방문객의 강렬한 한 마디는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과연 어떤 맛일까? 설렘과 궁금증을 안고 제천역에 발을 내딛었다.

택시를 타고 조금 이동하니, 멀리서도 눈에 띄는 ‘강호돈’ 간판이 보였다. 겉모습은 소박했지만, 왠지 모르게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건물 외벽에는 ‘감성고깃집’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연탄불 특유의 훈훈한 온기와 함께 맛있는 고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강호돈 외관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의 강호돈 외관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벽돌로 마감된 벽면과 은은한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곧 테이블이 채워졌고, 활기 넘치는 대화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확실히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장소 같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목살, 삼겹살, 꼬리고기, 갈매기살, 껍데기 등 다양한 부위의 돼지고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목살, 꼬리고기, 껍데기를 주문했다. 곁들여 먹을 된장찌개와 공기밥도 잊지 않았다. 잠시 후, 굵은 소금과 와사비가 담긴 개인 양념 접시와 깍두기, 배추김치, 고추와 편마늘, 꽈리고추, 양파장아찌, 상추와 깻잎 등이 기본 상차림으로 차려졌다. 특히 꽈리고추는 구워 먹으면 덜 맵다는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기본 상차림
다채로운 맛을 더하는 기본 상차림

테이블 위에는 휴대용 가스버너가 놓이고, 그 위에 기름칠을 한 불판이 올려졌다. 특이하게도, 이곳에서는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것이 아니라, 초벌구이된 고기를 따뜻하게 데워 먹거나, 기호에 따라 살짝 더 구워 먹는 방식이었다. 불판 한쪽에는 작은 그릇에 제주 젓갈이 올려졌다. 된장찌개와 새우젓의 중간쯤 되는 맛이라고 할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목살이 등장했다. 이미 연탄불에 초벌되어 나온 목살은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굽기 정도는 미디움 웰던 정도였다. 돼지고기는 바싹 익혀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요즘은 위생적인 시스템 덕분에 미디움 웰던으로 먹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용기를 내어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없고, 육즙이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초벌된 목살
침샘을 자극하는 초벌 목살의 비주얼

삼겹살 역시 겉은 살짝 익혀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불판 위에 올려져 나왔다. 직원분께서는 삼겹살은 덜 익었으니, 기호에 맞게 더 익혀 먹으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노릇하게 익은 삼겹살을 젓갈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꼬리고기였다. 꼬리고기는 처음 먹어보는 부위라 약간의 호기심과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한 입 먹어보니, 족발과 비슷한 쫄깃한 식감에 감칠맛 나는 양념이 더해져 정말 맛있었다. 껍데기 역시 도톰하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콩가루에 찍어 먹으니 고소함이 배가 되었다. 껍데기를 너무 오래 익히면 딱딱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적당히 익혀 먹는 것이 중요했다.

목살과 꽈리고추
노릇하게 구워진 목살과 꽈리고추의 조화

된장찌개는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깔끔하고 깊은 맛이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음식의 퀄리티가 높고, 서비스도 친절해서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강호돈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한라산 소주도 판매하고 있었다. 고기와 함께 한라산 소주를 마시니, 마치 제주도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술이 술술 들어가는 맛이었다.

이곳의 사장님은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 분 같았다. 직접 고기를 잘라주시고, 맛있게 먹는 방법도 설명해주시는 모습에서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다. ‘강호돈 이야기’라는 안내판에는 사장님이 어떻게 고기 전문가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2011년 서울에서 근고기를 처음 맛본 후 돼지고기의 매력에 빠져 제천에 고깃집을 열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김순자 여사님 밑에서 5년간 음식의 기본과 마음가짐에 대해 수련했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찌개류의 맛은 고기에 비해 평범하다는 것이다. 김치찌개와 청국장은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기 자체가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찌개 맛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리고 외국인 아르바이트생들의 서비스가 다소 불친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서비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강호돈 이야기
강호돈 사장님의 철학이 담긴 ‘강호돈 이야기’ 안내판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에 제천에 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호돈은 단순한 고깃집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제천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특히 목살, 꼬리고기, 껍데기는 꼭 맛보길 바란다. 연탄불 향 가득한 강호돈에서의 저녁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강호돈 야경
밤에도 빛나는 강호돈 간판
고기를 구워주는 사장님
고기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사장님의 모습
초벌된 고기
육즙 가득한 초벌 고기의 향연
맛있는 목살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목살
상차림
푸짐한 한 상 차림
고기 디테일 샷
고기의 질감을 느껴보세요
곁들임
고기와 환상 궁합을 자랑하는 곁들임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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