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따라 인생샷, 선흘에서 만난 동굴 속 제주 정원 맛집 비케이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던 어느 날, 묵혀두었던 카메라를 챙겨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는 선흘리의 비케이브(B Cave). 이름부터가 왠지 모르게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이곳은, 드넓은 정원과 동굴, 그리고 곳곳에 숨겨진 포토존으로 가득한 특별한 공간이라고 했다. 특히 오마이걸 유아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탔다니, 평소 ‘유아’의 팬이기도 했던 나로서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다.

숙소에서 출발해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비케이브는, 예상보다 훨씬 더 넓고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7천 평이 넘는다는 드넓은 정원은 마치 비밀의 화원처럼 다채로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붉은 촛불맨드라미와 화려한 백일홍이 만발한 꽃밭은 물론이고, 싱그러운 청보리밭(최근 갈아엎어 내년 봄을 기약해야 한다니 아쉬웠지만), 숲속 오두막, 그리고 ‘인생샷’을 위한 다양한 소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꽃들의 향연은 그야말로 눈부셨고, 나는 마치 꿈속을 거니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넓은 꽃밭과 파라솔 아래 테이블이 놓인 야외 좌석 공간
만개한 꽃들 사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카페 건물은 깔끔한 흰색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통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초록빛 풍경은 눈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옥상 루프탑에서는 정원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건물 밖 데크에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날씨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커피를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우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본격적으로 정원 탐험에 나섰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역시 오마이걸 유아의 뮤직비디오 촬영지인 ‘의자동굴’이었다. 좁고 어두운 동굴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여놓자, 차갑고 습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동굴 천장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울퉁불퉁한 암석들이 얽혀 있었고, 그 틈새로 스며드는 햇빛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동굴 안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감으니,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울퉁불퉁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동굴 천장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동굴 천장

동굴에서 나와 꽃밭으로 향했다. 붉은 촛불맨드라미와 분홍빛 백일홍이 드넓게 펼쳐진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꽃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치 꽃길만 걷는 듯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꽃밭 곳곳에는 사진 촬영을 위한 소품들이 놓여 있었는데, 특히 하얀 침대와 파란 문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존이었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정원을 거닐다 보니, 주변에서 양봉을 해서 나온 꿀을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침 목도 마르던 차에,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비케이브 라떼’를 주문해보기로 했다. 라떼 위에 상하목장 아이스크림과 벌꿀이 듬뿍 올려진 비케이브 라떼는, 보기만 해도 달콤함이 느껴지는 비주얼을 자랑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부드러운 라떼와 달콤한 꿀, 그리고 쫀득한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꿀은 아카시아꿀이나 잡화꿀과는 달리, 은은한 꽃향기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주변에서 직접 양봉한 꿀이라 그런지, 신선함과 풍미가 남달랐다. 달콤한 라떼를 마시며 꽃밭을 바라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기분이었다.

비케이브에서는 사진 촬영을 위한 소품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었다. 나는 귀여운 모자와 선글라스를 빌려 쓰고, 정원 곳곳을 누비며 더욱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사진 삼매경에 빠졌다.

정원 한쪽에는 아기자기한 제주 소품샵도 마련되어 있었다. 앙증맞은 기념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나는 이곳에서 제주 전통 문양이 새겨진 손수건과 귀여운 귤 모양의 마그넷을 구입했다. 소품샵을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가을 하늘 아래, 꿈결같은 하루

비케이브에서의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흘러갔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귀여운 소품도 구경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더욱 기분 좋게 만들었다. 블루투스 삼각대까지 무료로 대여해주는 센스 덕분에, 혼자 여행 왔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비케이브는 김녕해수욕장과 길갈팜랜드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나는 비케이브에서 나와 김녕해수욕장에 들러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고, 저녁 식사를 위해 길갈팜랜드로 향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제주의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오늘 하루, 비케이브에서 받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비케이브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선사하는 공간이었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료,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제주 동쪽, 선흘리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비케이브에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꽃이 만발하는 봄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청보리밭도 푸르게 펼쳐져 있겠지.

붉은색과 노란색 촛불맨드라미가 심어진 넓은 꽃밭
붉은 촛불맨드라미가 인상적인 꽃밭

덧붙여: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강하다는 평도 있으니, 산미를 싫어하는 분들은 다른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동굴은 바닥이 미끄러우니, 편안한 신발을 신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1인 1음료 주문은 필수이며, 정원 관리를 위해 입장료 대신 음료를 주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뭉게구름이 떠 있는 푸른 하늘
드넓게 펼쳐진 하늘
울창한 나무들
카페 주변을 둘러싼 울창한 숲
숲과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
싱그러운 자연 속 힐링
하얀 침대가 놓인 풍경
인생샷을 위한 포토존
비케이브 안내 이미지
비케이브, 또 하나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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