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의 초입,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어디로 발걸음을 향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매콤한 낙곱새가 떠올랐다.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동학사 입구의 도미진낙곱새로 향했다. 겨울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등산객들, 그리고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이는 활기찬 분위기. 주차장이 넓어 복잡한 동학사에서도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정겹게 흐르는 물레방아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풍경이 떠올라,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졌다. 넓고 깔끔한 매장은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듯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는데, 테이블마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니 낙곱새뿐만 아니라 꼬막, 낙지, 곱창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역시 시그니처 메뉴인 낙곱새. 낙지, 곱창, 새우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특히,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얼큰한 국물 요리가 제격이니까. 잠시 후, 테이블 위에는 푸짐한 낙곱새 한 냄비가 놓였다. 냄비 안에는 신선한 낙지, 탱글탱글한 새우, 고소한 곱창, 그리고 쫄깃한 당면과 아삭한 채소가 듬뿍 담겨 있었다. 붉은 양념장 덕분에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직원분께서 직접 낙곱새를 맛있게 끓여주셨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서서히 익어가는 낙곱새의 모습은 정말이지 황홀경이었다. 붉은 양념이 재료에 깊숙이 배어들면서 더욱 먹음직스러운 색깔로 변해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식 시간!

가장 먼저 낙지부터 맛보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신선한 낙지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이어서 곱창을 맛보았는데, 겉은 쫄깃하고 속은 고소한 곱이 꽉 차 있었다. 느끼함 없이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새우 역시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어 먹는 재미를 더했다.
낙곱새의 매콤한 양념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너무 맵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매콤함이 입맛을 돋우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특히, 밥 위에 낙곱새와 함께 슥슥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따뜻한 밥과 매콤한 낙곱새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콩나물을 셀프바에서 가져와 함께 비벼 먹으니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정신없이 낙곱새를 먹고 나니 어느새 냄비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낙곱새의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이니까! 남은 양념에 김가루와 참기름을 더해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볶음밥을 한 숟가락 가득 떠서 입에 넣으니,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볶음밥 위에 남은 낙지나 곱창을 올려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도미진낙곱새에서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필요한 것을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특히, 애견 동반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매장 한 켠에는 사장님이 키우시는 귀여운 강아지가 있었는데,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강아지를 싫어하는 손님들을 위해 분리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낙곱새 덕분에 몸도 마음도 훈훈해진 기분이었다. 동학사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었던 도미진낙곱새.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함께 와도 만족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동학사 맛집으로 인정하고 있는 듯했다. 특히, 9,900원이라는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점심 특선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하지만, 곱창 대신 대창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후기도 있으니, 곱창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주문 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늘, 도미진낙곱새에서 맛본 얼큰한 행복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을 맛보게 될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