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여러분! 제가 진짜배기 숨은 맛집을 발견했어요. 허영만 화백님이랑 허재 감독님도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기대했는지 몰라요. 권선시장에 있는 작은 식당인데, 사장님 혼자서 뚝딱뚝딱 다 만들어내시는 곳이거든요.
시장 안에 있어서 가게 규모가 엄청 크진 않아요. 테이블이 딱 네 개 정도? 근데 가게 안을 들어서자마자 좀 놀랐어요. 벽이랑 천장에 돈이랑 감사패 같은 게 엄청 많이 붙어있는 거예요. 사장님이 그동안 좋은 일을 정말 많이 하셨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죠. 이런 가게는 맛도 없을 수가 없다니까요!

사실 제일 유명한 메뉴는 토종 닭볶음탕인데, 저는 군대 후임이랑 둘이 가서 일반 닭볶음탕으로 주문했어요. 가격은 한 마리에 3만 원인데, 사이즈 구분 없이 무조건 한 마리로 나오더라고요.
주문하고 나서 밑반찬이 나오는데, 와… 이거 진짜 대박이에요. 솔직히 닭볶음탕보다 더 인상 깊었다니까요? 갓김치, 오이소박이, 각종 나물 무침까지. 닭볶음탕이랑 딱 어울리는 것들만 골라서 내주셨는데, 하나하나 다 손맛이 장난 아니었어요. 집에서 엄마가 해준 것 같은 정겨운 맛이랄까.

드디어 메인 메뉴, 닭볶음탕이 나왔어요! 냄비째 다 조리돼서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이 졸아들면서 더 맛있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안에 뭐가 들었나 보니까 감자, 단호박, 당근이 큼직하게 들어가 있었고, 길쭉한 밀떡도 보이더라고요. 단호박 때문에 국물이 좀 걸쭉해 보이는 게, 짜글이 느낌도 나는 게 맛있어 보였어요.

닭 사이즈가 일반닭인데도 되게 튼실한 거예요. 처음엔 보고 토종닭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육질도 얼마나 좋던지, 살결에 국물이 착! 스며들어서 따로 노는 느낌이 전혀 없었어요.

근데 국물 맛은요, 이게 좀 특이했어요. 단호박 때문인지 단맛이 좀 강하게 느껴져서 칼칼함이 살짝 묻히는 느낌? 솔직히 제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는데, 그래도 짜글이처럼 밥 비벼 먹기엔 딱 좋더라고요.
계속 불을 켜놓고 먹다 보니까 나중에는 국물이 거의 카레처럼 진해졌어요. 닭고기는 이미 다 먹어버렸는데도, 그 국물에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비울 수 있겠더라고요. 안주로 최고죠!

개인적으로 막 엄청 맵고 칼칼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달큰한 맛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요. 게다가 수준급 밑반찬까지 더해지니,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무엇보다 가격 대비 양이 정말 푸짐해서 가성비가 최고였어요!
혹시 아이 데리고 가시는 분들 계시면 걱정 마세요. 일반닭 닭볶음탕은 3만원이고, 토종닭은 5만원인데, 토종닭은 정말 사이즈가 남달라요. 냄비 높이가 일반닭 냄비보다 두 배는 되는 것 같았어요. 성인 두 명에 아이 둘이서 갔는데, 일반닭도 둘이 먹기엔 배 터질 뻔했거든요. 토종닭 시킨 테이블 보면 다들 “와, 냄비 왜 이렇게 커요?” 하고 감탄사 터져 나올 정도더라고요. 어깨너머로 봤는데 닭다리 뼈 길이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애호박, 감자, 당근도 큼직하게 들어가 있고, 국물은 질척한 국물 느낌이라기보다는 양념이 듬뿍 범벅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달지 않고, 직접 만든 양념 맛이 제대로 느껴졌어요.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주셔서 매콤한 닭볶음탕 먹으면서도 덥지 않게 시원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이곳은 제게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이 될 것 같아요. 허영만 선생님, 쯔양님도 다녀가셨다니 괜히 더 반갑더라고요. 사장님도 정말 친절하시고, VIP 손님만 데리고 간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특별한 곳임은 분명해요.
혹시 권선시장 근처에 계신다면, 아니면 좀 멀더라도 맛있는 닭볶음탕 한번 드시고 싶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저처럼 인생 닭볶음탕 만날지도 모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