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놈의 고향 생각은 늘 이렇게 불쑥 찾아오는지요. 며칠 전, 옛 추억을 더듬어 한옥마을을 걷다가 우연히 눈에 띈 곳이 있었어요. 멀리서부터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기던 그곳, ‘a_norang’이라는 간판이 참 예쁘게도 걸려 있었습니다.

큰 통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한옥마을 풍경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나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요. 마치 그림엽서 속 한 장면 같더라고요. 볕이 잘 드는 넓은 공간은 답답함 하나 없이 탁 트여 있어서, 좁은 골목길을 걷다가 잠시 숨을 고르기에 딱 좋은 곳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들이 따뜻한 느낌을 더해주었고요. 한쪽 벽면에는 가지런히 책들이 꽂혀 있었는데, 괜히 책 한 권 집어 들고 오랫동안 앉아 있고 싶은 그런 아늑함이 느껴졌습니다.

주문은 카운터에서 직접 했습니다.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질이며, 어떤 메뉴를 고를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죠. 따뜻한 햇살이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오후, 저는 아이스 커피에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얹어진 메뉴를 골랐습니다.

커피가 나오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쟁반에 예쁘게 담겨 나온 커피는 보기에도 좋았지만,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하고 외칠 뻔했습니다. 부드럽고 깔끔한 커피 맛에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살포시 녹아내리는데,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일품이었어요. 마치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처럼, 낯설면서도 너무나 익숙한, 그런 그리운 맛이었습니다.

창밖으로는 알록달록한 한옥 지붕들이 펼쳐져 있었고, 계절감이 느껴지는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눈이 쌓인 한옥 풍경이 장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 몇몇 분들이 디저트 종류가 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들었지만, 저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억지로 메뉴를 늘리기보다는, 자신 있는 몇 가지에 집중하는 모습이 왠지 믿음직스러웠거든요. 커피 맛이 이렇게 훌륭하니, 다른 메뉴도 분명 정성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커피 한 잔에 왠지 모를 여유가 생기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편안함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북적이는 한옥마을 속에서 잠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주차는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작은 불편함쯤이야, 이 집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성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죠. 복잡한 도시의 삶에 지쳤을 때, 혹은 잠시 고향의 품이 그리워질 때, 이곳 ‘a_norang’에 들러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잠시 쉬어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입안에서 스르륵 녹는 커피 맛처럼, 이곳에서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한옥마을의 정겨움과 모던한 감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 ‘a_norang’에서 저는 잠시나마 마음의 위로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또 올 날을 기약하며, 이곳은 제 마음에 소중한 추억 한 자락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