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뭘 먹을까 늘 고민하는 저에게 오늘은 특별한 메뉴가 당겼습니다. 낯선 곳이지만 익숙한 듯한 향신료, 알록달록한 색감의 태국 음식이 머릿속을 맴돌았죠. 혼자 밥 먹는 게 익숙해진 요즘, 홀로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곳을 찾다가 눈에 띈 이 태국 요리 전문점이었습니다. 건물 지하 주차장이 넉넉하다는 정보도 있어 부담 없이 차를 몰아 향했습니다. 다행히 유플래닛 건물 지하 주차장에 자리가 있어 편하게 주차를 마치고 가게로 향했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함께 이국적인 분위기가 저를 반겼습니다. 시끄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은 적당한 활기가 느껴지는 공간이었어요. 제가 방문한 시간이 점심시간 직후라 그런지, 이미 많은 테이블이 차 있었지만 다행히 빈자리도 몇 테이블 있었습니다. 아담한 규모지만 테이블 간격이 너무 좁지 않아 혼자 앉아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벽에는 태국 풍경 사진과 장식품들이 걸려 있었고,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소품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음식 메뉴판이었습니다. 다채로운 태국 대표 메뉴들이 사진과 함께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죠. 똠양꿍, 팟타이, 커리라이스는 물론이고, 쌀국수와 다양한 애피타이저까지. 혼자 왔기에 메뉴 선택의 폭이 좁을까 걱정했는데,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안심했습니다.

결심 끝에 저는 똠양꿍, 팟타이, 그리고 밥을 주문했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서 쌀국수를 드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국물이 정말 끝내준다는 이야기도 들었거든요. 혹시나 양이 적을까 싶어 2명이 와서 메뉴 3개를 시켰다는 후기도 본 터라, 제 몫으로는 밥을 선택했습니다. 혼자 오는 손님들을 위해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테이블 간격이 넓고 다들 본인의 식사에 집중하는 분위기라 눈치 볼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주방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남자 직원 두 분은 요리에 집중하고 계셨고, 여자 직원 한 분은 홀을 담당하며 손님들을 응대하고 계셨죠.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서두르지 않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모습에서 전문성이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 눈앞에 놓인 것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똠양꿍이었습니다. 커다란 냄비에 담겨 나온 똠양꿍은 그릇만 봐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빨간 국물 위로 새우, 버섯, 레몬그라스, 그리고 고수 잎까지… 정말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었죠.


함께 나온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하얀 쌀밥이었습니다. 똠양꿍 국물과 함께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았죠. 밥을 한 숟갈 뜨고 똠양꿍 국물을 곁들여 맛을 보았습니다. 새콤하고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그 끝에 느껴지는 향긋함이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른 식당의 똠양꿍보다 신맛이 조금 더 강하다는 리뷰를 본 적이 있는데, 제가 느낀 맛도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익숙하면서도 톡 쏘는 듯한 산미가 식욕을 자극하며 정신을 번쩍 들게 했습니다.
이어서 나온 팟타이는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얇게 썰린 숙주와 부추, 당근 채, 그리고 으깬 땅콩이 고명으로 올라간 팟타이는 젓가락으로 집자마자 풍기는 고소한 냄새가 일품이었습니다.

면발은 적당히 꼬들꼬들했고,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소스가 면에 잘 배어들어 있었습니다. 새우도 탱글탱글하니 식감이 살아 있었고, 숙주와 함께 씹으니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똠양꿍의 강렬한 맛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제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팟타이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죠.

이날 저는 똠양꿍과 팟타이를 함께 맛보며 정말 최고의 궁합을 경험했습니다. 똠양꿍의 새콤하고 매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고, 팟타이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으로 마무리하는 이 조합은 정말이지… 오늘도 혼밥 성공! 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만했습니다.
함께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테이블에서 주문한 메뉴들도 흘깃 보았습니다. 쌀국수는 맑은 국물에 푸짐한 고기와 채소가 올려져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또 다른 테이블에는 카레라이스로 추정되는 음식이 있었는데, 그 위에 보기 좋게 올라간 계란 프라이와 파슬리 가니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튀김류 애피타이저로 보이는 메뉴도 있었는데, 바삭하게 튀겨진 튀김옷과 함께 소스가 곁들여져 나왔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식들이 정갈하고 먹음직스럽게 플레이팅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2명이 와서 3개 메뉴를 시켰다는 후기를 보고 솔직히 양이 조금 적을까 걱정했는데, 똠양꿍과 팟타이, 그리고 밥까지 먹으니 딱 배부르게 맞았습니다. 양이 부족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남기지 않고 맛있게 다 먹을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20석 규모의 아담한 식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양이면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오늘 제대로 된 태국 음식을 맛봤다는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다음에 또 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 고민 없이 이 집을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 특히 팟타이의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언제나 즐거운 식사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