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혼밥의 즐거움을 찾아 순천 조례동까지 발걸음을 했다. 꽤 괜찮은 고기집을 찾고 있다는 지인의 추천에 기대감을 안고 가게 문을 열었다. 낯선 곳에서의 혼밥은 언제나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하지만, 이곳의 첫인상은 그런 걱정을 덜어주기에 충분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먼저 나를 반겼다. 밝은 조명 아래 깨끗하게 관리된 테이블과 의자들은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직원분들의 활기차면서도 친절한 인사는 낯선 곳에 대한 어색함을 녹여주는 따뜻한 첫인상이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정겨운 대화 소리, 맛있는 고기 굽는 냄새가 어우러져 식당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혼밥 메뉴로 무엇을 고를까 잠시 고민하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실속모둠 한판’을 주문했다. 550g이라는 넉넉한 양에 숙성 생삼겹살, 숙성 생목살, 그리고 껍데기까지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1인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처음 방문이니만큼 다양한 부위를 맛보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혼자서도 이 정도 양을 주문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곧이어 테이블 위로 하나둘 정갈하게 차려지는 밑반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정성껏 준비한 집밥처럼, 신선하고 다채로운 반찬들은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특히, 곁들임 반찬들이 푸짐하게 나온다는 점은 혼밥하는 사람에게 큰 기쁨이다. 이것저것 맛볼 거리가 많다는 것은 식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니까. 갓 무친 듯한 신선한 겉절이, 아삭한 김치, 그리고 알싸한 장아찌까지, 하나하나 맛보니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메인 메뉴인 ‘실속모둠 한판’이 등장했다. 두툼하게 썰린 삼겹살과 목살, 그리고 쫄깃해 보이는 껍데기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신다는 사실이었다. 능숙한 솜씨로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고, 최적의 온도로 정성껏 구워주는 모습을 보니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혼자서 고기를 태우거나 덜 익혀 먹는 불상사를 겪을 일도 없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직원분이 꼼꼼하게 구워주는 고기를 눈으로 쫓으며 군침을 삼켰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고기에서 풍기는 고소한 냄새는 식욕을 강하게 자극했다. 적당히 익었을 때, 직원분께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셨다. 가장 먼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게 익었고 속은 촉촉하게 육즙이 살아있는 완벽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일품이었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육질은 숙성이 잘 되었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목살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퍽퍽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었다. 삼겹살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껍데기!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콩가루를 곁들여 먹으니 더욱 풍미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고기 자체의 맛도 훌륭했지만, 함께 곁들여 먹는 밑반찬과의 조화도 빼놓을 수 없었다. 쌈무에 싸서 아삭한 김치와 함께 먹거나, 짭조름한 명란에 찍어 먹는 등 다양한 조합으로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쌈 채소 위에 쌈장과 마늘을 얹어 크게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맛은 감탄을 자아냈다.

고기를 어느 정도 즐기고 난 후, 식사 메뉴를 고민했다. 이곳에는 후식 메뉴로도 훌륭한 선택지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고기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명란밥’과 ‘된장술밥’은 꼭 맛봐야 할 메뉴였다.
먼저 ‘명란밥’이 나왔다. 하얀 쌀밥 위에 김가루와 쪽파, 그리고 붉은 빛깔의 명란이 먹음직스럽게 올려져 있었다. 숟가락으로 밥을 떴을 때,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명란이 톡톡 터지며 밥알과 어우러지는 맛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간단하지만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명란밥은 고기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완벽하게 채워주었다.
뒤이어 시원한 ‘함흥물냉면’도 나왔다. 쫄깃한 면발 위에 시원한 육수가 자작하게 담겨 있었고, 그 위에는 새콤달콤한 오이채와 절임 무, 그리고 삶은 달걀이 보기 좋게 올라가 있었다. 뜨겁게 달궈진 고기를 먹은 후에 먹는 시원한 냉면은 입안을 개운하게 정리해주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특히, ‘꼬들무 명태회냉면’도 함께 주문했는데, 아삭한 꼬들무와 새콤달콤한 명태회가 어우러져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별미로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둘이서 실속모둠 한판을 먹고 명란밥과 된장술밥까지 먹었더니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마지막 한 점까지 정말 맛있게 클리어했다. 혼자서 이렇게 푸짐하고 만족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순천 조례동에서 이만큼 만족스러운 고기집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기뻤다. 깔끔한 매장 분위기, 친절한 직원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고기 퀄리티까지. 혼밥러로서 전혀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이었다.
앞으로도 순천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혼자서도, 혹은 친구, 연인과 함께 와도 모두 만족할 만한 맛과 분위기를 갖춘 곳임이 분명하다. 순천삼겹살맛집으로 인정!
오늘도 혼밥 성공! 맛있는 고기와 함께 완벽한 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