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 후 동료들과 함께 부산 시청 근처에 숨어있는 맛집, ‘땅콩수산’으로 향했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싱싱한 회와 푸짐한 스끼다시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며칠 전부터 회가 너무 당겼던 터라, 발걸음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점점 빨라졌다. 시청역 8번 출구에서 나와 3분 정도 걸으니, 멀리서도 눈에 띄는 간판이 보였다. 커다란 땅콩 모양이 앙증맞게 그려진 간판은 정겨운 느낌을 자아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가득했고, 싱싱한 해산물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는 편안한 느낌을 주었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도 묘하게 안정감이 느껴졌다. 평소 웨이팅이 잦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어 곧바로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모듬회 단일 메뉴로, 2인부터 주문이 가능했다. 우리는 4명이었기에 모듬회 大자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기본 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윤기가 좔좔 흐르는 전복이었다. 얇게 슬라이스된 전복은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고, 전복 특유의 꼬득꼬득한 식감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전복 내장으로 만든 게우 소스는 고소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고급 일식집에서 맛볼 수 있는 퀄리티였다. 쌉싸름하면서도 녹진한 풍미가 밴 게우 소스는 신선한 전복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냈다.

탱글탱글한 새우장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짜지 않고 은은하게 달콤한 양념이 새우 속까지 깊숙이 배어 있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어우러진 새우장은 밥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따뜻하게 구워져 나온 가자미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한 간이 되어 있어 밥반찬으로도 좋았지만,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갓 구워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자미 구이는 입에 넣는 순간 살살 녹아내렸다.
계란 초밥 또한 특별했다. 밥 위에 살포시 얹어진 계란은 촉촉하고 부드러웠으며,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횟집에서 내어주는 계란 초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부드러운 계란 초밥은 회를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데 완벽했다.

고소한 감자 고로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 할까. 갓 튀겨져 나온 따끈한 고로케는 맥주 안주로도 훌륭했다.
기본 찬들을 맛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회가 등장했다. 광어, 밀치, 참돔, 도다리 등 다양한 종류의 회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회는 하나같이 윤기가 흘렀고, 칼집 또한 예술이었다.

가장 먼저 광어 한 점을 집어 맛봤다. 입안에 넣는 순간,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졌다. 신선한 광어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다음으로는 참돔을 맛봤다. 껍질째 썰어져 나온 참돔은 쫄깃한 식감과 함께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특히 묵은지에 싸서 먹으니, 새콤한 묵은지와 참돔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밀치는 기름기가 적당히 올라 고소했고, 도다리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각기 다른 식감과 맛을 가진 회들을 번갈아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회를 먹는 중간중간, 기본 찬으로 나온 백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회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감자 고로케를 내어주셨다. 갓 튀겨져 나온 따끈한 고로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마지막으로 얼큰한 매운탕이 나왔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매운탕 안에는 생선 살도 푸짐하게 들어 있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들었다.
“캬~ 이 맛이지!”
얼큰한 매운탕 국물에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땅콩수산에서는 ‘월계관’ 사케를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사케 한 병을 시켜 회와 함께 즐기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 또한 합리적이었다. 신선한 회와 푸짐한 스끼다시를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가성비, 신선함, 분위기,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곳이 바로 땅콩수산이었다.
땅콩수산은 부산시청 근처에서 제대로 된 횟집을 찾는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신선한 회는 물론, 정성 가득한 스끼다시와 얼큰한 매운탕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는 기분 좋은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땐 방어 철에 맞춰 방어회도 맛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땅콩수산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한 기분이었다. 앞으로 회가 먹고 싶을 땐, 무조건 땅콩수산으로 향할 것이다.
## 땅콩수산 방문 꿀팁
* 위치: 부산 시청역 8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
* 메뉴: 모듬회 (2인 이상 주문 가능)
* 추천 메뉴: 모듬회, 매운탕, 계란 초밥, 감자 고로케
* 팁: 테이블 수가 많지 않아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예약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주차: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다음에는 꼭 새우튀김과 우럭구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아, 그리고 사장님께 특별한 메뉴가 있는지 슬쩍 여쭤봐야겠다. 숨겨진 메뉴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오늘, 연산동에서 잊지 못할 맛집을 발견했다는 행복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든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꼭 한번 방문해서 신선한 회와 푸짐한 인심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