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백담사 가는 길, 잊을 수 없는 순두부 맛집 서사

인적 드문 새벽,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인제 방면으로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설악산 자락에 숨겨진 백담사의 고즈넉한 풍경이었다. 새벽 공기는 차가웠지만, 마음만은 며칠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산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백담사로 향하는 길목, 백담사 교차로 초입에 자리 잡은 ‘백담순두부’라는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뭉근한 순두부의 온기가 온몸을 감싸는 듯한 상상에 이끌려, 나는 망설임 없이 차를 돌려 식당 주차장으로 향했다. 새벽의 고요를 깨는 자갈 밟는 소리가, 어쩐지 식당의 깊은 내공을 짐작하게 했다.

돌담으로 쌓아 올린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간판에는 ‘백담순두부’라는 정갈한 글씨가 묵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새벽 햇살에 반사된 간판이, 마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듯 빛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실내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테이블에는 등산객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다. 순두부정식, 황태구이정식, 산채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나는 순두부정식과 황태구이정식을 주문했다. 뽀얀 순두부와 매콤한 황태구이의 조합은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커다란 나무 접시에 담긴 형형색색의 나물들이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깻잎, 취나물, 고사리 등 싱싱한 산나물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탐스러운 깻잎 장아찌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깻잎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쟁반 한 켠에는 잘 익은 김치와 깍두기도 놓여 있었다. 붉은 빛깔의 김치는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이 집, 밑반찬부터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두부정식이 나왔다. 뽀얀 순두부가 뚝배기 안에서 자작자작 끓고 있었다. 순두부 위에는 송송 썬 파와 고소한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뜨거운 김이 테이블 위로 피어오르며, 순두부 특유의 은은한 향을 풍겼다. 곧이어 황태구이정식도 나왔다. 큼지막한 황태 한 마리가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황태구이 위에는 윤기가 흐르는 양념이 발라져 있었다. 통깨와 송송 썬 파가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가장 먼저 순두부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순두부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콩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과하지 않은 담백함이, 아침 식사로 부담 없이 즐기기에 딱 좋았다. 순두부와 함께 나온 된장찌개도 일품이었다. 깊고 구수한 맛이, 순두부의 담백함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된장찌개 안에는 두부, 애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들이 듬뿍 들어 있었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푸짐함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이번에는 황태구이를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황태 살점을 조심스럽게 떼어 입에 넣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황태구이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매콤달콤한 양념은 황태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특히, 과하게 기름지지 않아 좋았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 황태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밥 위에 황태구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나물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인 취나물,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깻잎 장아찌, 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깍두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훌륭했다. 특히, 깻잎 장아찌는 너무 맛있어서 리필까지 했다. 주인 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푸짐한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온 등산객부터 가족 단위 손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다들 맛있는 음식에 만족한 듯,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식당 한쪽에서는 반찬을 판매하고 있었다. 깻잎 장아찌를 비롯해 다양한 나물들을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나 역시 깻잎 장아찌를 한 통 구입했다. 집에 가서도 백담순두부의 맛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황태구이가 내 입에는 약간 짰다. 하지만, 다른 반찬들과 함께 먹으니 짠맛이 중화되어 괜찮았다. 또,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맑고 청량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드는 듯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 본격적으로 백담사 산행을 떠날 힘이 솟아나는 듯했다. 백담순두부에서 맛본 순두부정식과 황태구이정식은, 백담사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조력자였다. 백담사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백담순두부에 들러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은 건강한 맛이라, 어른들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특히, 깻잎 장아찌는 꼭 맛보여 드리고 싶다. 백담사의 아름다운 풍경과 백담순두부의 맛있는 음식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백담순두부 식당 간판
백담사 초입, 정갈한 글씨로 쓰여진 ‘백담순두부’ 간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순두부 정식
뽀얀 순두부가 뚝배기 안에서 자작자작 끓고 있다. 순두부 위에는 송송 썬 파와 고소한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식욕을 자극한다.
황태구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황태구이. 매콤달콤한 양념이 황태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다양한 밑반찬
커다란 나무 접시에 담긴 형형색색의 나물들. 깻잎, 취나물, 고사리 등 싱싱한 산나물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황태해장국
뜨끈한 황태해장국 한 그릇.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푸짐한 한 상 차림
순두부, 황태구이, 다양한 나물 반찬까지.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들이 입맛을 돋운다.
정갈한 밑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은 하나하나 맛깔스럽다.
윤기가 흐르는 황태구이
윤기가 흐르는 황태구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풍성한 밑반찬
나물, 김치 등 풍성한 밑반찬이 밥상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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