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의 숨은 보석, 마산 어전에서 맛보는 인생 생선구이 맛집 기행

어느덧 창원이라는 도시는 내게 낯설지 않은 곳이 되었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몇 번이나 이 도시를 찾게 될 줄은 몰랐다. 숙소는 늘 익숙한 호텔 앱을 통해 해결했지만, 매 끼니를 해결할 식당을 찾는 건 여전히 어려운 숙제였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내게, 2인 이상 주문 가능한 메뉴가 대부분인 한국 식당 문화는 늘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숙소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구글 지도를 켰다. 그렇게 내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마산 어시장 복집 골목에 숨어있는 작은 생선구이 전문점, ‘어전’이었다.

어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어전은, 간판부터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커다란 ‘어전 생선구이’ 간판이 정겹게 느껴졌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붉은 글씨로 쓰인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오셔서 휴대폰 번호 입력 후 대기 바랍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맛을 알고 찾아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방문한 시간은 이른 저녁 시간이라,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마산 어시장 맛집 어전 외관
마산 어시장 복집 골목에 위치한 어전의 정겨운 외관. 간판에서부터 맛집의 향기가 느껴진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맛있는 생선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북적거림이 정겹게 느껴졌다. 벽에는 커다란 원산지 표시판이 붙어 있었다. 고등어는 노르웨이산, 갈치와 조기는 국산. 솔직하게 원산지를 표기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믿음이 갔다.

혼자 온 터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어전의 메뉴는 크게 구이와 매운탕, 전골로 나뉜다. 매운탕과 전골은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했고, 구이 역시 모듬구이와 갈치구이를 제외하면 고등어구이가 유일한 선택지였다. 하지만 괜찮았다. 어차피 나는 촉촉한 생선구이의 참맛을 느끼고 싶었으니까. 고등어구이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멸치볶음, 배추김치, 깍두기, 나물, 양배추미역쌈, 김. 화려하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양배추미역쌈은 신선한 바다 내음이 입안 가득 퍼지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등어구이가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굽기였다. 한 점을 떼어 입에 넣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갓 잡아 올린 싱싱한 고등어를 바로 구워 먹는 듯한 신선함이었다. 짜지 않고 딱 좋은 간은, 내 입맛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왜 이곳이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어전 원산지 표시판
솔직하게 원산지를 표기한 원산지 표시판. 믿음직스럽다.

어전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된장찌개였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된장찌개는, 평소에 먹던 된장찌개와는 조금 다른 독특한 맛을 냈다. 청국장이 살짝 들어간 듯한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약간 짭짤했지만, 밥과 함께 먹으니 오히려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뜨끈한 된장찌개 한 입에 고등어구이 한 점을 먹으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고등어구이도 남김없이 해치웠다. 정말 밥을 아껴 먹게 되는 마법 같은 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는 꼭 모듬구이를 시켜서 다양한 생선을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모듬구이는 2인분 기준으로 주문하면 더욱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누군가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전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배부른 만족감과 함께,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어쩌면 화려한 맛집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신선하고 맛있는 생선구이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집밥 같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며칠 후, 나는 다시 어전을 찾았다. 그날의 감동을 잊지 못해, 이번에는 꼭 모듬구이를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창원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와 함께였다. 우리는 모듬구이 소(小)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는 조기, 고등어, 갈치, 가자미 등 다양한 생선구이가 푸짐하게 차려졌다. 2인분(22,000원)과 소(小)자(27,000원)의 차이는 양이라고 한다. 우리는 푸짐한 양에 감탄하며, 젓가락을 들었다.

어전 모듬구이
다양한 생선을 맛볼 수 있는 어전의 모듬구이. 푸짐한 양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갈치, 고소하고 담백한 가자미, 짭짤한 밥도둑 고등어, 뼈째 씹어 먹는 재미가 있는 조기까지. 다양한 생선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숯불에 구워 은은한 불향이 배어있는 생선들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친구 역시 어전의 맛에 감탄하며, 연신 젓가락을 움직였다. 우리는 말없이 생선구이를 흡입하며, 맛있는 시간을 보냈다.

어전의 사장님과 직원분들은 친절하기로도 유명하다. 홀에서 서빙하시는 직원분은 늘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따뜻한 인심과 푸짐한 인심 덕분에, 어전은 나에게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어전은 마산 어시장 복집 골목에 위치해 있어, 주차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전에서는 인근 주차장과 제휴를 맺어, 주차를 지원하고 있다. 마산주차장 또는 어시장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가게 앞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참고하면, 주차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유명 유튜버 ‘풍자’의 또간집에 출연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어전을 찾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변함없이 어전을 사랑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전은 나에게 단순한 맛집이 아닌, 따뜻한 추억과 정을 선물해준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창원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마산 어시장의 숨은 보석, ‘어전’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잊지 못할 맛과 따뜻한 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전에서 맛보는 촉촉한 생선구이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어전 모듬구이 근접샷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어전의 생선구이.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다.

어전을 다녀온 후, 나는 생선구이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퍽퍽하고 비린 생선구이라는 편견은, 어전의 촉촉하고 고소한 생선구이 앞에서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이제 나에게 생선구이는, 어전의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창원을 방문할 때마다, 어전을 빼놓지 않고 방문할 것이다. 어전은 나에게, 인생 생선구이 맛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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