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로 향하는 기차 안, 창밖 풍경은 마치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목적지는 영주 중앙로, 그곳에 자리 잡은 ‘영주랜떡’이라는 분식집이었다. 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서 맛보던 떡볶이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마음은 이미 콩닥거리고 있었다. 영주에 도착하여 중앙로를 걷는 동안, 정겨운 시장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간판과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바로 그곳, 붉은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영주랜떡”이라는 글자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매콤한 떡볶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테이블은 서너 개 남짓, 이미 현지 주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벽 한쪽에는 MBC를 비롯한 여러 방송 매체에 소개된 사진들이 붙어 있어 이곳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메뉴는 단출했다. 떡볶이, 어묵, 튀김이 전부. 가격은 모두 3,000원으로 통일되어 있었고, 계란만 개당 6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떡볶이 1인분과 튀김 1인분, 그리고 계란 하나를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커다란 철판에서 떡볶이를 퍼 담는 아주머니의 손길이 분주했다. 떡볶이 떡은 가래떡처럼 굵직했는데, 햅쌀로 만든다고 했다. 떡볶이에는 얇게 썬 양배추가 듬뿍 들어가 있었다. 튀김은 김말이, 야채튀김, 만두튀김 등 다양한 종류가 섞여 나왔다. 떡볶이 국물에 푹 찍어 먹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매콤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떡볶이 떡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양배추는 아삭한 식감을 더했다. 소스는 불닭볶음면보다는 덜 매웠지만, 맵찔이들에게는 꽤나 매울 것 같았다. 설탕의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국내산 청양 고춧가루를 사용한 듯 깔끔하게 매운 맛이 인상적이었다.

신기했던 건, 어묵을 주문했더니 꼬치에 꽂힌 어묵을 떡볶이 국물에 담가서 내어준다는 점이었다. 떡볶이 안에 들어간 어묵은 얇고 넓적한 형태였는데, 일반 시판 어묵과는 다른, 생선 함량이 높은 고급 어묵 같았다. 떡볶이 국물이 잘 배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푹 익은 어묵의 부드러운 식감과 매콤한 국물의 조화가 훌륭했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묘하게 끌리는, 옛날 떡볶이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이었다. 마치 초등학교 앞에서 팔던 떡볶이처럼,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맛이 있었다. 가게 분위기도 한몫했다. 시끌벅적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떡볶이를 먹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겹기 그지없었다.

영주랜떡은 1995년 이전에 문을 연, 꽤나 오래된 분식집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만큼, 현지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여겨지는 듯했다. 내가 떡볶이를 먹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손님들이 몰려왔다. 포장 손님도 많았고, 좁은 테이블에 합석해서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 먹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메뉴판이 없었다. 가격은 대략 떡볶이 1인분에 3,000원, 어묵 1인분에 3,000원, 튀김 1인분에 3,000원, 계란 1개에 600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영주랜떡의 매력 중 하나였다.

영주랜떡에서 떡볶이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떡볶이를 먹던 기억, 엄마가 만들어주던 따뜻한 떡볶이의 맛. 영주랜떡은 단순한 분식집이 아니라,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영주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영주랜떡에 꼭 다시 들러 떡볶이를 먹어야겠다. 그때는 어묵과 튀김도 함께 시켜서, 더욱 푸짐하게 즐겨야지. 영주 중앙로의 작은 분식집, 영주랜떡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맛집으로 남을 것이다. 영주 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