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로 향하는 기차 안, 창밖 풍경은 잿빛 하늘 아래 웅크린 듯 차분했다. 며칠간 이어진 야근에 지칠 대로 지친 나는,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목적지는 오래전부터 찜해둔 ‘일면식’이라는 카페. 이름에서부터 묘한 끌림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청주에 몇 안 되는, 아니 내 기준에는 감히 1등이라 칭하고 싶은 커피 맛을 자랑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카페에 들어서자, 무채색 톤의 차분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했던 머릿속이 텅 비워지는 듯한 느낌.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마저 공간의 고요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평일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카페는 한산했다. 덕분에 나는 창가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주문대로 향했다. 메뉴판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플랫화이트와 라떼, 그리고 휘낭시에와 쑥 마들렌이 눈에 띄었다. 깊은 고민 끝에, 나는 따뜻한 플랫화이트와 쑥 마들렌을 주문했다. 커피 맛집이라는 명성을 익히 들었으니, 그 진가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와 앉으니, 카페 너머로 복합문화공간 동부창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주문한 커피와 디저트가 나왔다.

먼저 플랫화이트. 잔을 감싸 쥔 손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한 모금 머금으니, 진하고 고소한 커피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부드러운 우유와 쌉쌀한 커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괜히 커피 맛집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지에서 보듯, 뽀얀 우유 거품 위에 섬세하게 그려진 라떼 아트 또한 눈을 즐겁게 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쑥 마들렌은 또 어떨까? 은은한 쑥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한 입 베어 무니,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쑥 특유의 쌉쌀한 맛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플랫화이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완벽한 마들렌의 표본이었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동안,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무채색으로 가득한 공간 안에서, 나는 오롯이 나만의 작은 세상에 빠져들었다. 물결치는 음악소리는 마치 파도처럼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고, 나는 어느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카페 일면식에서는 ‘baby’라는 이름의 원두커피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커피 맛에 감탄한 나는, 매장에서 직접 원두와 드립백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장 구매에 나섰다. 인터넷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말에, 나중에 택배로도 주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미니멀하면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벽에는 심플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천장의 노출 콘크리트와 검은색 펜던트 조명은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참고)

카페 한쪽 벽면에는 카페 이름과 운영 시간이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참고) 11시부터 21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수요일은 휴무라고 한다. 영업시간 참고하여 방문하면 헛걸음할 일은 없을 듯하다.
커피를 다 마시고 카페를 나서기 전, 나는 다시 한번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다음에 청주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지금 미처 맛보지 못했던, 휘낭시에와 다른 종류의 커피를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카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청주의 잔잔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카페에서 느꼈던 평온함이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다. 나는 천천히 걸으며, 청주의 거리를 거닐었다.
일면식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나에게 진정한 휴식과 위로를 선사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청주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일면식’을 추천할 것이다. 그곳에서는 맛있는 커피와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돌아오는 기차 안, 나는 일면식에서 사 온 드립백 커피를 꺼내 마셨다. 은은한 커피 향이 다시 한번 나를 감쌌다. 나는 눈을 감고, 카페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공간, 친절한 직원,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커피 맛.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음에 청주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꼭 다시 일면식을 찾아갈 것이다. 그곳에서 또 다른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청주를 떠나온 지 며칠이 지났지만, 일면식에서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그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닌, 나에게 위로와 휴식을 선물해 준 특별한 공간이었다. 나는 앞으로도 종종 일면식을 떠올리며, 힘든 일상을 꿋꿋이 헤쳐나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청주에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일면식의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이다. 그곳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또 다른 행복을 만끽하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