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가을날, 충북 괴산으로 향하는 차창 밖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산막이옛길 초입에 다다르자, 그 유명한 산막이매운탕집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매운탕을 즐겨 먹는 나는, 이곳의 명성이 자자하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등산을 즐기는 지인들도 산행 후 이곳에서 매운탕으로 허기를 달랜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던 터라, 기대감에 부푼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으로 향하는 길, 콧속으로 스며드는 향긋한 풀 내음이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만들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홀은 꽤 넓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잠시 기다린 끝에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빠가사리, 메기, 쏘가리 등 다양한 민물 매운탕 종류와 도리뱅뱅, 감자전 등 향토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메뉴판 한켠에는 ‘충청북도 맛있는 맛집’ 선정 기념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곳을 추천해 준 지인의 말을 떠올려 메기 매운탕을 주문했다. 5명이 방문한 터라, 혹시 양이 부족할까 싶어 소자 두 개를 시키려 했더니, 사장님께서 다섯 명은 대자를 시켜야 한다며, 소자 두 개는 양이 너무 많을 거라고 만류하셨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메기 매운탕 소자 두 개를 시켰는데, 나중에 엄청난 양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콩자반, 김치, 나물 등 소박하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사과깍두기가 독특했는데,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기 매운탕이 등장했다. 뽀글뽀글 끓는 뚝배기 안에는 큼지막한 메기와 신선한 채소들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붉은 국물 위로 피어오르는 매콤한 향기가 코를 자극하며, 침샘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휘감는 듯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국물은, 그야말로 최근 먹어본 매운탕 중에 단연 최고였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신다는 고추장으로 맛을 낸다는 양념은,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비결인 듯했다. 매운탕에 들어간 수제비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메기 살은 부드럽고 담백했다. 깻잎을 넣어 함께 끓이니 향긋한 향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 맛있는 국물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 남은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워냈다. 정말이지, 과식을 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일어서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음식 맛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져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계산대 옆에는 택배 포장 상자들이 쌓여 있었는데, 전국 각지에서 택배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나 역시 부모님께 보내드릴 밀키트 포장(빠가사리 매운탕 대 사이즈)를 주문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주변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산막이옛길을 따라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로 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니, 몸과 마음이 절로 힐링되는 듯했다.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반을 따라 조성된 아름다운 길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흔들다리를 건너고, 전망대에 올라 탁 트인 호수 풍경을 감상하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특히, 호수 위를 떠다니는 유람선을 보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식당 옆에 있는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산막이매운탕에서 식사를 했다고 하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은, 그야말로 완벽한 마무리였다.
이번 괴산 여행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따뜻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경험이었다. 특히, 산막이매운탕에서 맛본 메기 매운탕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괴산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이번 여행의 추억을 곱씹으며,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괴산은, 언제 다시 찾아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었다. 그리고 산막이매운탕은, 괴산 맛집 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따스한 햇살 아래,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했던 하루는,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덧붙여, 몇 가지 팁을 더하자면, 이곳은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손님이 많으니,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매운탕뿐만 아니라, 도리뱅뱅이나 감자전도 꼭 맛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식사 후에는 산막이옛길을 따라 산책을 즐기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잊지 말자. 이 모든 것을 경험한다면, 당신 역시 괴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참고로, 26년 전통이라고는 하지만, 사장님께 여쭤보니 30년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운영자님께서 직접 재배하신 식재료로 찬을 만들어 주신다니 더욱 믿음이 갔다. 아, 그리고 ‘손님께서 짜다면 짜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는데, 내 입맛에는 전혀 짜지 않고 딱 좋았다.
마지막으로, 빠가+메기 매운탕에 라면사리 추가는 꼭 해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