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따스한 햇살이 창가를 비추는 오후였다. 용인 쪽에서 평양냉면 맛집을 찾아 헤매던 중, 문득 ‘기성면옥’이라는 이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생활의 달인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니, 그 맛이 얼마나 특별할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차를 몰아 성복역 근처, 기성면옥으로 향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발의 사장님은 인상 좋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계셨다.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는 모습이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평양냉면 전문점답게 물냉면과 비빔냉면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수육과 만두, 떡갈비 등 곁들여 먹을 만한 메뉴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평양냉면의 진수를 느껴보기 위해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하나씩 주문하고, 돼지 수육 반 접시도 추가했다.
주문 후,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나무 재질의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벽에는 평양냉면에 대한 설명과 메밀의 효능이 적힌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평양은 예부터 서북지방의 문화, 경제의 중심지로 들이 밭 음식식이 많이 나며, 과일도 풍성하여 먹는 것을 즐기는 고장입니다. 음식은 양념을 적게 하여 짜지도 맵지도 않은 담백한 맛을 즐기며, 이러한 풍토에서 ‘평양냉면’이 널리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평양냉면의 유래를 알고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게 느껴질 것 같았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면과 수육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물냉면은 맑고 투명한 육수와 함께 하얀 면발, 그리고 고기 고명과 오이, 계란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비빔냉면은 붉은 양념장이 면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역시 고기 고명과 오이, 계란이 함께 놓여 있었다. 돼지 수육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먹음직스러웠고,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김치와 무 절임, 마늘, 고추, 쌈장이 함께 나왔다.
먼저, 물냉면의 육수를 한 모금 마셔 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육향,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흔히 평양냉면은 ‘심심한 맛’이라고 표현하지만, 기성면옥의 육수는 슴슴함 속에 숨겨진 깊은 풍미가 있었다. 면은 메밀 함량이 높은 듯,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독특했다. 쫄깃한 면발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육수와 면을 함께 맛보니, 그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이번에는 비빔냉면을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면을 잘 비벼 한 입 먹어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물냉면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양념은 과하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았고, 은은하게 감칠맛이 돌았다. 면발은 물냉면과 마찬가지로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었지만, 양념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특히, 비빔냉면에 올려진 고기 고명은 양념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돼지 수육은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즐겁게 했다. 특히, 함께 나온 김치와 무 절임은 수육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김치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 그리고 무 절임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쌈장에 마늘과 고추를 곁들여 수육을 싸 먹으니, 입안에서 풍성한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냉면을 먹는 동안, 사장님께서 오셔서 “평양냉면은 처음 드셔보시나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보셨다. “아니요, 평소에도 즐겨 먹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사장님은 평양냉면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시며, “저희 집은 육수를 직접 우려내고, 면도 직접 뽑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과는 맛이 다를 겁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사장님의 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은 주차권을 챙겨주시며, “주차는 건물 지하 주차장에 하시면 됩니다. 나가실 때 주차권을 보여주세요”라고 안내해 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게 주차하고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기성면옥에서 맛본 평양냉면은 정말 훌륭했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육수의 풍미,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의 식감, 그리고 정갈하게 담겨 나온 고명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돼지 수육 역시 잡내 없이 깔끔했고, 곁들여 먹는 김치와 무 절임도 훌륭했다.
기성면옥은 평양냉면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평소 평양냉면을 즐겨 먹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깔끔한 분위기에서 정갈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사장님의 친절함까지 더해져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기성면옥을 다녀온 후, 평양냉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에는 평양냉면을 ‘심심한 맛’이라고만 생각했지만, 기성면옥의 평양냉면은 슴슴함 속에 숨겨진 깊은 풍미와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앞으로 평양냉면이 생각날 때면, 주저 없이 기성면옥을 찾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따스한 햇살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오늘 맛본 평양냉면의 여운이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수지 평양냉면 맛집, 기성면옥에서 맛본 냉면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덧붙이는 이야기: 기성면옥은 평양냉면 외에도 설렁탕과 만두국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설렁탕은 뽀얀 국물이 진하고 고소하며, 만두국은 육수에 담겨 있어도 흐트러지지 않는 큼지막한 만두가 일품이라고 한다. 다음 방문 때는 설렁탕과 만두국도 꼭 맛봐야겠다. 또한, 기성면옥은 매주 목요일 휴무라고 하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냉면 가격은 13,000원이며, 곱빼기는 16,000원이다. 소고기 수육은 22,000원, 돼지 수육은 13,000원이다. 왕만두는 4개에 5,000원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맛과 퀄리티를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기성면옥은 성복역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자가용 이용 시 건물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성복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기성면옥에서 평양냉면의 진수를 맛보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