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안동으로 향하는 길, 웅부공원 근처에 자리한 ‘진성식당’에 대한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10년도 훌쩍 넘은 기억 속, 이곳은 푸짐한 인심과 독특한 메뉴로 늘 북적였던 곳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설렘 반, 궁금증 반으로 차를 몰았다.
시내에 들어서니 역시나 주차는 쉽지 않았다. 주변 공영 주차장을 몇 바퀴나 돌았을까, 드디어 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입구에 놓인 화사한 꽃들이 발길을 반겼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듯한 기분 좋은 떨림이 느껴졌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다. 다행히 대기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살펴보니 예전보다 메뉴가 간결해진 듯했다. 돈까스, 제육덮밥, 쫄면 등, 여전히 인기 메뉴들은 건재했다. 특히 ‘해물매운돈까스’라는 독특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메뉴였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나무 재질로 마감된 벽면에는 메뉴판과 원산지 표시판이 걸려 있었다. 메뉴판에는 돈까스, 해물매운돈까스, 철판치즈돈까스 등의 메뉴가 적혀 있었고, 원산지 표시판에는 밥과 배추김치가 국내산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려고 보니, 이곳은 선불 시스템이었다. 카운터로 가서 메뉴를 주문하고 계산을 마쳤다. 수저와 기본 반찬은 셀프였다. 쟁반을 들고 셀프바로 향했다. 김치, 단무지, 샐러드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먹을 만큼만 덜어 자리에 돌아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해물매운돈까스’와 ‘비빔쫄면’이었다. 해물매운돈까스는 두툼한 돈까스 위에 매콤한 해물볶음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비빔쫄면은 쫄깃한 면발에 새콤달콤한 양념이 버무려져 나왔다.

먼저 해물매운돈까스를 맛보았다. 돈까스의 바삭함과 해물볶음의 매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해물볶음에 들어간 오징어가 정말 부드러웠다. 매운 정도는 맵찔이인 나에게는 살짝 매웠지만, 맛있게 매운 정도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다음으로 비빔쫄면을 맛보았다. 쫄깃한 면발이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새콤달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참기름을 많이 넣었는지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매운 해물돈까스를 먹다가 비빔쫄면을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는 느낌이었다.

진성식당의 음식은 하나같이 양이 정말 푸짐했다. 돈까스도 쫄면도 혼자서는 다 먹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남길 수는 없었다. 배가 터질 듯 불렀지만, 꿋꿋하게 젓가락을 움직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남은 음식을 포장할 수 있도록 락앤락 용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500원을 내면 용기를 구입하여 남은 음식을 포장할 수 있었다. 나는 아쉽게도 남은 음식이 없었지만, 포장 용기를 보니 예전에 돈까스를 남겨 포장해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진성식당은 여전히 푸짐한 인심과 변함없는 맛으로 나를 만족시켰다. 특히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은 예전과 똑같았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포방터에 연돈이 있다면, 안동에는 진성식당이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

진성식당을 나서며, 왠지 모를 든든함이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은 것도 좋았지만, 오랜 추억이 깃든 장소를 다시 찾았다는 사실이 더욱 기뻤다. 앞으로도 진성식당은 안동을 방문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러야 할 안동 맛집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철판치즈돈까스와 냉쫄면을 꼭 먹어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진성식당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푸짐함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추억과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진성식당이었다. 안동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한 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