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끈적이는 습도와 뜨거운 햇볕에 지쳐갈 때면, 시원한 무언가가 간절해진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머릿속에는 자연스레 냉모밀이 떠올랐다. 울산에서 이름난 소바 맛집을 찾아 나선 여정, 그 시작은 남구청 뒷골목에 숨겨진 작은 보석 같은 곳이었다.
점심시간이 채 되기도 전, 서둘러 도착했음에도 이미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11시 30분 오픈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렀음에도, 맛집의 인기는 역시 대단했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주문할 수 있었지만, 곧이어 몰려드는 손님들을 보며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우동, 소바, 돈까스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냉모밀이었다. 고민 끝에 냉모밀과 함께 이곳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치즈 돈까스를 주문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냉모밀 국물을 들이켜고 있었고, 돈까스의 바삭한 튀김옷을 베어 무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주문 후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모밀과 치즈 돈까스가 눈 앞에 나타났다. 냉모밀은 곱게 간 무와 김 가루, 송송 썰린 파가 소복하게 올라가 있었고, 뽀얀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치즈 돈까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먹음직스러운 황금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냉모밀 면을 집어 육수에 살짝 담갔다. 쯔유의 은은한 단맛과 짭짤함이 코를 간지럽혔다. 후루룩 면을 들이키자, 입안 가득 시원함이 퍼져나갔다. 면발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했고, 육수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청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더운 여름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근 듯한 상쾌함이었다.
이번에는 치즈 돈까스 차례. 나이프로 돈까스를 자르자, 고소한 치즈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 그리고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돈까스 소스에 콕 찍어 한 입 베어 무니, 입안에서 바삭함과 부드러움, 고소함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듯했다. 곁들여 나온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상큼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냉모밀 한 입, 돈까스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어느새 그 많던 음식을 싹 비워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넉넉하게 제공되는 단무지였다. 보통 얇게 슬라이스 되어 나오는 단무지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통째로 썰어낸 단무지를 맛볼 수 있었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계산대 옆 벽면에 붙어있는 수많은 낙서들이 눈에 띄었다. 나무 질감의 벽면을 가득 채운 손님들의 흔적은 이 곳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듯했다. 저마다의 추억과 감성이 담긴 낙서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몇 방문객들은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냉모밀 대자의 가격이 13,000원, 치즈 돈까스가 11,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점심 식사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도 아쉬웠다. 가게 앞에 몇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지만, 점심시간에는 만차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구청에 주차하면 주차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팁을 기억해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울산에서 손꼽히는 냉모밀 맛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맛과 분위기를 자랑했다. 시원하고 깔끔한 냉모밀 국물, 바삭하고 고소한 돈까스는 더운 여름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기에 충분했다. 다음에는 따뜻한 온소바와 우동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를 나서며, 시원한 냉모밀 덕분에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울산 남구에서 맛있는 냉모밀을 맛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곳을 방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총평하자면, 이곳은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냉모밀 한 그릇으로 더위를 잊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만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고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쾌적한 분위기는 이러한 단점을 충분히 상쇄시켜준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보러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추가 정보]
* 영업시간: 11:30 – 21:00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 주차: 가게 앞 또는 남구청 주차장 이용
* 추천 메뉴: 냉모밀, 치즈 돈까스, 고구마 돈까스
더운 여름, 시원한 냉모밀 한 그릇으로 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울산 남구의 숨은 맛집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만끽해보자.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