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과 의왕 사이, 그 어디쯤 자리한 석기사랑부대찌개 본점.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내 유년 시절의 따뜻한 기억이 깃든 특별한 공간이다. 어릴 적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외상으로 부대찌개를 먹던 추억, 유학 시절 멀리 타국에서도 잊지 못해 부모님께 졸라 얼린 부대찌개를 받아보았던 감동까지, 석기사랑은 내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오늘, 그 추억을 되짚어보고자 다시 한번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변함없는 인테리어와 푸근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나무 테이블과 낡은 의자, 정겨운 느낌의 나무 상자에 담긴 티슈까지, 마치 어제 방문했던 것처럼 익숙하다. 어린 시절에는 오락기 두 대가 놓여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진 모습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여전히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사장님의 모습은 그때와 똑같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내 이름은 물론, 가족들의 안부까지 물어봐 주시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자리에 앉아 부대찌개를 주문했다. 이곳의 부대찌개는 평범한 냄비에 담겨 나오는 것이 아니라, 뜨겁게 달궈진 돌솥에 담겨 나온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 위로 올려진 돌솥 부대찌개는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며 식욕을 돋운다. 뚜껑을 여는 순간, 매콤한 양념 냄새와 함께 향긋한 냉이 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국자로 국물을 한 스푼 떠 맛을 보았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텁텁함 없이 깔끔한 국물은, 마치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사골 육수처럼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햄, 소시지, 두부, 떡 등 푸짐하게 들어간 건더기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특히, 쫄깃한 곱창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와 부대찌개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이곳 부대찌개의 숨은 주인공은 바로 냉이다. 봄 향기 가득한 냉이는 부대찌개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산뜻함을 더해준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냉이 향은,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싱그럽다. 냉이의 제철인 봄에 방문하면 더욱 풍성한 냉이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라면 사리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은 매콤한 국물을 듬뿍 머금어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후루룩 면을 흡입하는 소리와 함께,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이 쾌감! 역시 부대찌개에는 라면 사리가 빠질 수 없다.
함께 방문한 친구는 부대찌개를 즐겨 먹지 않는 편인데도, 석기사랑의 부대찌개는 맛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대찌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반하게 만드는 마성의 맛, 이것이 바로 석기사랑 부대찌개의 매력이다.

부대찌개와 함께 석기사랑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삼겹살도 맛보았다. 이곳의 삼겹살은 퀄리티가 훌륭하기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두툼하게 썰어낸 삼겹살은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불판 위에 올려놓으니 치-익 소리를 내며 맛있게 익어간다.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김치와 함께 먹으니, 입 안에서 육즙이 팡팡 터진다.

석기사랑은 단체로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고, 좌석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방문했을 때, 여러 테이블에서 회사 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여전히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시는 사장님의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석기사랑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다.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정을 유지해온 석기사랑부대찌개. 산본, 의왕 지역 주민들에게는 추억이 깃든 장소이자,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다음 방문을 기약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