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새벽, 깊은 밤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시흥의 거리를 헤매다 낡은 펜션 같은 건물을 발견했다.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는 그곳은 다름 아닌 짬뽕집, ‘한짬뽕’ 본점이었다. 간판에는 ‘진하고 담백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과연 새벽까지 영업하는 중국집에서 얼마나 깊은 맛을 기대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강렬한 불향이 나를 맞이했다. 기름에 볶아진 채소와 육류의 향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깊고 진한 향이었다. 낡은 건물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즐기러 온 손님들이 꽤 많았다. 주방은 오픈형으로 되어 있어 요리사들이 웍을 돌리며 짬뽕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불꽃이 쉴 새 없이 피어오르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볼거리였다.

메뉴판을 보니 짬뽕 가격은 12,000원.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24시간 영업이라는 점과 불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짬뽕과 함께 곁들여 먹을 미니 탕수육을 주문했다. 잠시 후,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짬뽕이 나왔다. 짙은 붉은색 국물 위에는 파채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로는 다양한 해산물과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올리니 굵직한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입 맛보니 쫄깃하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이 느껴졌다. 면은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주문 즉시 삶아내는 듯했다. 국물은 첫 맛은 매콤했지만, 이내 깊고 진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뼈와 해산물을 함께 우려낸 듯한 육수는 묵직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국물 맛을 음미하며 고명들을 하나씩 맛보았다. 오징어는 쫄깃했고, 돼지고기는 부드러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야채였다. 양파, 배추 등 다양한 야채들이 불에 그을려져 특유의 불향을 머금고 있었다. 야채의 아삭한 식감과 불향은 짬뽕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짬뽕을 먹는 동안 미니 탕수육도 나왔다. 탕수육 위에도 파채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탕수육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다. 튀김옷은 찹쌀가루를 사용한 듯 쫀득한 식감이 느껴졌다. 소스는 간장 베이스로 단맛이 강했는데, 파채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이 덜하고 깔끔했다. 특히 탕수육 튀김옷 자체가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소스 없이 먹어도 맛있었다.
짬뽕 국물이 워낙 진하다 보니 면을 다 먹고 나니 국물이 꽤 많이 남았다. 밥 한 공기를 추가하여 국물에 말아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밥알에 국물이 촉촉하게 스며들어 짬뽕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옆에는 대기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컨테이너로 만들어져 있었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꽤 긴 듯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흙바닥이라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한짬뽕’은 24시간 영업이라는 점, 푸짐한 양, 그리고 강렬한 불맛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특히 고기 육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맛이다. 다만, 텁텁한 국물이나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시설이 노후화되어 있고 위생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돌아오는 길, 진한 짬뽕 국물 덕분에 속이 든든했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마저 따뜻하게 느껴졌다. ‘한짬뽕’, 분명 완벽한 곳은 아니었지만, 진한 불맛과 푸짐한 인심 덕분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짬뽕밥과 군만두도 맛봐야겠다.
총평
* 맛: 4/5 (진한 불맛과 푸짐한 양이 인상적. 호불호 갈릴 수 있음)
* 가격: 3/5 (저렴한 가격은 아님)
* 분위기: 2/5 (노후화된 시설, 위생 상태는 아쉬움)
* 서비스: 3/5 (무난한 서비스)
추천 메뉴: 짬뽕, 탕수육
재방문 의사: 있음
총점: 3.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