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는 보정동 맛집, 생활의 달인 삼동소바에서 만나는 메밀의 향기

어느덧 성큼 다가온 여름, 끈적한 더위를 씻어줄 시원한 음식이 간절했다. 냉장고에 넣어둔 수박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특별한 맛이 당겼다. 문득 떠오른 건 지인의 추천으로 익히 들어왔던 ‘삼동소바’였다. SBS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다는 그곳, 용인에 간 김에 본점에 들러 메밀 소바의 진수를 맛보기로 결심했다.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지만,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다. 가게 앞에는 이미 여러 팀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캐치테이블 덕분에 그나마 편하게 대기할 수 있었다. 15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나무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고, 천장에 매달린 둥근 조명이 은은하게 공간을 밝혔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옆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넓고 깔끔한 삼동소바 내부
따뜻한 분위기의 내부.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자리에 앉아 태블릿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역시 대표 메뉴는 소바였다. 냉소바, 온소바, 비빔소바 등 다양한 종류의 소바가 있었고, 돈가스, 떡볶이, 우동 등 곁들임 메뉴도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나는 메밀소바정식과 얼큰우동을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테이블에는 앙증맞은 3칸 찬합이 놓였다. 단무지, 초생강, 그리고 튀긴 고추가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놋으로 된 묵직한 주전자에는 따뜻한 면수가 담겨 나왔다. 차가운 소바를 먹기 전 따뜻하게 속을 데우라는 배려일까.

단무지, 초생강, 튀긴고추가 담긴 3칸 찬합
앙증맞은 3칸 찬합. 소바와 곁들여 먹기 좋은 반찬들이 담겨 있다.

놀라웠던 점은 음식 나오는 속도였다. 주문한 지 3분도 채 되지 않아 메뉴가 테이블에 차려졌다. 마치 미리 준비해둔 것처럼, 아니면 내가 주문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엄청난 속도였다.

먼저 메밀소바정식. 소바와 돈가스, 그리고 쯔유가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소바는 김 가루와 곱게 간 무, 쪽파가 올려져 있었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면발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다시게 했다. 돈가스는 먹기 좋게 잘려 철망 위에 올려져 나왔고, 샐러드와 돈가스 소스가 함께 제공되었다.

쯔유에 무와 파, 와사비를 취향껏 넣고 잘 섞은 후, 소바 면을 듬뿍 적셔 입으로 가져갔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쯔유의 맛과 쫄깃한 메밀면의 조화는, 정말이지 완벽했다. 면발은 적당한 굵기에 찰기가 느껴졌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끊어졌다. 쯔유는 가쓰오부시 향이 은은하게 풍기면서도 너무 짜지 않아 좋았다. 특히, 테이블마다 놓인 무를 마음껏 넣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무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은 쯔유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메밀소바
윤기가 흐르는 메밀면. 쯔유에 적셔 입으로 가져가면,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다.

돈가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깔끔했다. 특히, 가브리살을 사용했다는 돈가스는 육질이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돈가스 소스는 평범했지만, 돈가스 자체가 맛있으니 소스 맛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샐러드는 양배추를 가늘게 채 썰어 만든 것으로, 유자 드레싱이 뿌려져 있어 상큼함을 더했다. 돈가스와 샐러드를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덜하고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겉바속촉의 정석, 돈가스
얇고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인 돈가스.

얼큰우동은 이름처럼 국물이 얼큰했다. 짬뽕처럼 붉은 국물은 보기만 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듯했다. 면은 우동 면발처럼 굵고 쫄깃했고, 국물은 해산물과 가쓰오부시로 맛을 내 시원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특이하게도 우동에는 미역이 듬뿍 들어가 있었다. 미역의 부드러운 식감과 시원한 국물은 묘하게 잘 어울렸다. 칼칼한 국물 덕분에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워낙 면 요리를 좋아하는 터라, 평소에도 소바를 즐겨 먹는 편이다. 하지만 삼동소바의 소바는 확실히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면발의 쫄깃함과 쯔유의 깊은 풍미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왜 이곳이 ‘생활의 달인’에 나왔는지, 왜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지 직접 경험해보니 알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냉소바의 경우 살얼음이 적어 시원함이 덜했다는 점, 그리고 떡볶이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이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소바와 돈가스의 맛은 충분히 훌륭했고, 다른 메뉴들도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다. 쨍한 햇볕 아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오늘 점심은 정말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까지 찾아온 보람이 있었다.

용인 수지에서 맛있는 소바를 맛보고 싶다면, 삼동소바 본점에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웨이팅은 필수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은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온소바와 떡볶이를 먹어봐야겠다. 아, 그리고 군만두도!

삼동소바 본점 외관
소박한 외관의 삼동소바 본점.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소바와 돈가스, 그리고 쯔유
메밀소바정식은 소바와 돈가스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든든하다.
천장의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내부
따뜻한 나무 소재와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삼동소바 외부 전경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이는 삼동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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