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진정한 전라도 밥상’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화려한 해산물 요리도 좋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소박하면서도 푸짐한 백반집에서 여수의 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바로 여수 서시장 인근 골목에 숨어있는 로타리식당이었다.
사실 처음 로타리식당을 찾아갈 때는 약간의 망설임도 있었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주차도 쉽지 않고, 늘 웨이팅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곳에 진짜 맛집이 숨어있는 법이지’라는 기대감과,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내공’에 이끌려 용기를 내어 방문하기로 했다.

과연,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낡은 건물 외관에는 ‘로타리식당’이라는 간판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고, 그 아래로는 백반, 삼겹살 등의 메뉴가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풍경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식당 주변에는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낡은 골목길에 활기를 불어넣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벽화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니, 지루함도 잊혀졌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몇 개와 평상이 전부인 작은 식당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백반을 주문했다. 로타리식당의 메뉴는 단 하나, 바로 백반뿐이기 때문이다. 잠시 후, 커다란 쟁반에 가득 담긴 반찬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양념게장, 간장게장, 꽃게탕, 제육볶음, 갓김치, 코다리조림, 깻잎 장아찌, 시금치나물, 김치, 마늘장아찌, 메추리알 조림, 문어포 등… 1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쟁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치 임금님 수라상을 받은 듯한 푸짐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역시 양념게장이었다. 붉은 양념이 듬뿍 묻어있는 게장을 보니, 저절로 군침이 돌았다. 한 입 베어 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 안 가득 퍼져나갔다. 신선한 게살은 입 안에서 살살 녹았고, 멈출 수 없는 밥도둑이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한약재 향은 양념의 깊이를 더했다.

간장게장 또한 훌륭했다.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간장 양념은 게살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다. 짭짤하면서도 녹진한 맛이 밥 위에 슥슥 비벼 먹으니, 순식간에 밥 한 그릇이 뚝딱 사라졌다. 신선한 게의 퀄리티는, 여느 게장 전문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로타리식당의 숨은 주인공은 바로 꽃게탕이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꽃게탕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국물 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꽃게의 시원한 맛과 된장의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깊고 풍부한 맛을 냈다. 꽃게 살도 푸짐하게 들어있어, 발라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꽃게탕에 들어간 꽃게는 살이 어찌나 달달한지, 국물을 계속 들이키게 되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다.

제육볶음은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큼지막하게 썰린 돼지고기는 양념이 잘 배어있었고,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상추에 쌈을 싸 먹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제육볶음의 돼지고기는 싼 돼지고기라는 후기가 있었지만,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이 외에도, 갓김치, 코다리조림 등 모든 반찬들이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여수에서 유명한 갓김치는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적당히 익어 아삭한 식감과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코다리조림은 달콤 짭짤한 양념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반찬이 맛있으니 밥이 술술 넘어갔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고, 밥 한 공기를 더 추가했다. 놀랍게도, 밥과 반찬은 모두 리필이 가능했다. 인심 좋은 사장님은 “더 필요한 거 없냐”며 푸근하게 물어보셨다. 마치 외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두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배가 불렀지만, 남은 반찬들이 아까워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백반 가격은 1인분에 12,000원이었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갓성비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로타리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여수의 정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푸짐한 음식, 친절한 사장님, 정겨운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이곳이 여수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여수 맛집인지, 왜 웨이팅을 감수하고서라도 방문해야 하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나 또한 다음에 여수에 방문하게 된다면, 주저 없이 로타리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맛있는 반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주차 꿀팁: 로타리식당은 골목에 위치해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 하지만 당황하지 말자. 근처 여수은성교회 주차장을 이용하면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다(일요일 제외).
총평: 여수 서시장 인근에 위치한 로타리식당은 푸짐한 인심과 갓성비 넘치는 가격으로 훌륭한 백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양념게장, 간장게장, 꽃게탕은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웨이팅은 필수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 여수 여행 중 지역명을 대표하는 진정한 전라도 밥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로타리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