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살랑이는 어느 날, 문득 콧속을 간지럽히는 흙냄새에 이끌려 무작정 지리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는 숨겨진 맛집이었다. 구례 피아골의 깊은 품속, 해발 800미터 고지에 자리 잡은 그곳은 세상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나만의 낙원 같은 곳이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과연 여기가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꼬불꼬불한 길은 마치 미로처럼 이어졌고, 타이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기도 했다. 하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그 모든 고생을 잊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들은 푸른빛을 뽐내고 있었고,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낡은 듯 정겨운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핑크색과 노란색이 섞인 건물, 비닐하우스, 그리고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변을 둘러보니 탁 트인 전망이 가슴을 시원하게 틔워주는 듯했다. 다만, 아쉽게도 이날은 미세먼지 때문에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식당은 넓은 야외 공간에 테이블이 놓여 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앉으니,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큼지막한 돌판과 활활 타오르는 숯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닭구이를 주문했다. 닭과 오리, 단 두 가지 메뉴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장인의 향기가 느껴졌다.
주문이 들어오자, 커다란 돌판 위에 굵은 소금이 뿌려진 닭 한 마리가 통째로 올려졌다. 겉은 노릇노릇하게 익어가고, 속은 촉촉하게 육즙을 머금고 있는 닭구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닭이 익어가는 동안,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직접 담근 김치와 신선한 산나물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특히,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산나물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드디어 닭구이가 먹기 좋게 익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고기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닭고기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닭껍질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닭껍질이 맛있다며 서로 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나는 닭고기를 김치와 산나물에 곁들여 먹기도 하고, 그냥 소금에만 살짝 찍어 먹기도 했다. 어떻게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특히, 이곳의 김치는 직접 담근 김치라 그런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닭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신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에는 정말 딱 맞았다.
닭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불판 위에 볶음밥을 볶아 먹을 차례가 되었다. 닭을 구웠던 기름에 고추장과 산나물을 넣고 볶아주는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특히, 돌판 위에서 눌어붙은 밥은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불 조절을 잘 해주셨지만, 볶음밥이 생각보다 빨리 눌어붙는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볶음밥은 꼭 많이 시켜서 넉넉하게 먹는 것을 추천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주인 부부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 숯불 관리를 꼼꼼하게 해주시고, 닭고기를 뒤집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마치 엄마 아빠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인 부부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른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손님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주인 부부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주변을 둘러봤다. 식당은 마치 작은 정원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니,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 있었고, 작은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잠시 벤치에 앉아,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으니,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듯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식당을 나섰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보다 훨씬 수월했다. 나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며,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그때는 꼭 날씨가 좋아서, 지리산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랐다.

총평: 구례 피아골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이 지리산 맛집은 힘든 산길을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었다. 숯불에 구워 먹는 닭구이는 정말 훌륭했고, 직접 담근 김치와 신선한 산나물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친절한 주인 부부의 따뜻한 서비스는 덤이었다. 비록 찾아가는 길이 험난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곳을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낙원이라고 부르고 싶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몇 가지 팁:
* 방문 전 예약은 필수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예약 없이는 식사가 어려울 수 있다.
* 일주일에 3일만 영업한다고 하니, 미리 영업일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산길이 험하니,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 고산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좋다.
* 동동주는 현재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음료는 모두 셀프다.
* 주인 부부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참고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