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선율에 녹아드는 쌍촌동의 밤, 수레에서 찾은 음악 맛집의 낭만

어둠이 짙게 드리운 저녁, 친구의 강력 추천을 받아 광주 쌍촌동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요즘 뜨고 있다는 맛집 ‘수레’. 낡은 듯 정겨운 간판이 어딘지 모르게 마음을 끌었다. 붉은 벽돌과 나무 계단, 그리고 은은하게 새어 나오는 따뜻한 불빛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1층은 활기찬 분위기가 감돌았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마치 비밀의 공간으로 향하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수레 외부 전경
따뜻한 불빛이 감도는 수레의 외관은 편안함과 아늑함을 선사했다.

2층은 1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아늑한 조명 아래 LP판이 가득 꽂힌 벽면이 눈에 띄었다. 마치 작은 음악 감상실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은은하게 퍼지는 LP 음악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신청곡도 받는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좋아하는 곡을 신청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안주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도대체 뭘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곁에서 친구는 여기 국물류가 정말 맛있다고, 술이 술술 들어가는 맛이라고 귀띔해줬다. 결국 우리는 친구의 추천과 나의 취향을 적절히 섞어 우삼겹 대창전골과 고구마 치즈 김치전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본 안주로 나온 프레첼을 집어 먹으며 LP 음악을 감상하고 있으니,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운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삼겹 대창전골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놋으로 된 묵직한 냄비 안에 푸짐하게 담긴 전골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팽이버섯과 쑥갓, 배추 등 다양한 채소 위에 우삼겹과 대창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다진 마늘과 고추가 얹어져 칼칼한 맛을 예감하게 했다.

우삼겹 대창전골
푸짐한 우삼겹 대창전골은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전골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국물이 끓어오르면서 우삼겹과 대창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더욱 깊은 맛을 냈다. 국자로 국물을 떠서 맛을 보니, 진하고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쫄깃한 대창과 부드러운 우삼겹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팽이버섯과 쑥갓을 함께 곁들여 먹으니,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뒤이어 나온 고구마 치즈 김치전은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커다란 팬 위에 얇게 펼쳐진 김치전 위로 고구마 무스와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마치 피자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서 치즈가 녹아내리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행복감을 선사했다. 젓가락으로 쭉 늘어나는 치즈를 감아 김치전과 함께 입에 넣으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바삭하게 구워진 전의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아늑한 분위기의 실내
은은한 조명과 LP 음악이 흐르는 공간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맛있는 안주에 술이 빠질 수 없었다. 친구는 수제 맥주를, 나는 상큼한 레몬 하이볼을 주문했다. 친구가 주문한 맥주는 과일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내 취향에는 살짝 벗어나는 맛이었다. 하지만, 독특한 맥주를 따라주는 과정은 꽤나 흥미로웠다. 내가 주문한 레몬 하이볼은 무알콜로 부탁드렸는데, 상큼한 레몬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것이 정말 맛있었다.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문득 바깥이 소란스러워 나가보니, 모닥불이 피워져 있었다. 수레에서는 저녁 8시 이후에 불멍 타임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도 우리가 방문한 날 불멍을 즐길 수 있었다. 모닥불 주위에는 마시멜로우가 한가득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시멜로우를 꼬챙이에 꽂아 불에 구워 먹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마시멜로우는 달콤한 행복을 선사했다.

모닥불과 마시멜로우
모닥불에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으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불멍을 하며 따뜻한 기운을 느끼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주셨다. 컵에 담겨 나온 젤라또는 알록달록한 스프링클이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한 입 맛보니,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쫀득한 식감 또한 젤라또의 매력을 더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달콤한 젤라또 아이스크림은 완벽한 마무리였다.

수레에서의 시간은 정말 특별했다.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좋은 음악,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모닥불에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는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보러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땐 1층 야외 테이블에서 야장 분위기를 만끽하며 술 한잔 기울여봐야지.

수레는 단순한 술집이 아닌, 낭만과 추억을 선물하는 공간이었다. LP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불멍을 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것. 이 모든 경험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광주 쌍촌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수레에 들러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크 초콜릿 젤라또
달콤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 젤라또는 디저트로 안성맞춤이다.
붕어빵
겨울에 즐기기 좋은 따끈따끈한 붕어빵.
레트로 감성의 인테리어
곳곳에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메뉴
수레에서는 다채로운 안주 메뉴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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