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을 잡고 향한 곳은 문래였다. 낡은 철공소 골목길 사이사이 숨어있는 개성 넘치는 공간들을 탐험하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친구 덕분에, 나 역시 덩달아 문래의 매력에 스며들고 있었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고트델리’.
이름부터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곳은 문래 창작촌에서 꽤나 유명한 맛집이라고 한다. 좁다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낡은 건물들 사이로 유독 눈에 띄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가게가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앤티크 가구들과 빈티지 소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유럽의 작은 델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투박한 듯 멋스러운 나무 테이블과 의자, 은은한 조명, 그리고 벽 한쪽을 가득 채운 LP판들이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우리 뒤로도 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걸 보니 역시 문래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피자, 샌드위치,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는데, 하나같이 다 맛있어 보여서 한참을 고민했다. 특히 ‘머쉬룸 고트 피자’와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는 다른 테이블에서도 많이 시키는 듯했다. 결국 우리는 고트델리의 대표 메뉴라는 ‘고트 세트(머쉬룸 고트 피자 + 잠봉뵈르 + 오늘의 스프)’에 ‘애플 베이컨 샌드위치’를 추가로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을 좀 더 둘러보았다. 오픈 키친에서는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벽에는 알록달록한 포스터와 사진들이 붙어 있었는데,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뉴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머쉬룸 고트 피자’였다. 화덕에서 갓 구워져 나온 듯, 노릇노릇한 도우와 그 위에 듬뿍 올려진 버섯, 그리고 트러플 오일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피자 한 조각을 들어 맛을 보았다. 얇고 쫄깃한 도우는 씹을수록 고소했고, 신선한 버섯의 풍미와 트러플 오일의 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핫소스를 살짝 뿌려 먹으니 느끼함도 사라지고, 매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도우가 너무 두껍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다음으로 맛본 메뉴는 ‘잠봉뵈르’였다. 바삭한 바게트 빵 사이에 짭짤한 잠봉(햄)과 고소한 버터가 듬뿍 들어간 프랑스식 샌드위치다.

한 입 베어 무니, 바게트의 바삭함과 잠봉의 짭짤함, 그리고 버터의 고소함이 한꺼번에 느껴졌다. 특히 고트델리의 잠봉뵈르는 짜지 않고 담백해서 계속 손이 갔다. 함께 나온 수제 피클은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트 메뉴에 포함된 ‘오늘의 스프’는 양송이 스프였다. 부드럽고 따뜻한 스프는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듯했다. 스프 위에 올려진 햄은 짭짤한 맛을 더해주어 스프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맛본 메뉴는 ‘애플 베이컨 샌드위치’였다. 두툼한 호밀빵 사이에 베이컨과 사과 콩포트가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다.

처음에는 베이컨과 사과의 조합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한 입 먹어보니 그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짭짤한 베이컨의 맛과 달콤한 사과 콩포트의 맛이 어우러져 단짠단짠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했다. 호밀빵의 부드러운 식감 또한 샌드위치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전체적으로 고트델리의 음식들은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독특한 조합으로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재료의 신선함은 물론, 정성이 느껴지는 맛에 감동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니, 마치 힐링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덕분에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설 수 있었다.
고트델리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음식, 멋진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이곳이 문래 맛집으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다음에 문래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땐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지!
고트델리에서 나와, 우리는 다시 문래 골목길 탐험을 시작했다. 여전히 낡은 철공소들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그 사이사이 새로운 가게들이 생겨나면서 문래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었다.
우리는 갤러리, 카페, 서점 등을 구경하며 문래의 매력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오늘 하루, 문래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문래는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곳이다. 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 그리고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문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문래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들을 선물해 줄 것이다.
고트델리: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8가길 13-1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주차: 주차 공간은 따로 없으니, 근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총평: 맛, 분위기, 서비스 모두 만족스러운 문래 샌드위치 맛집. 특히 머쉬룸 고트 피자와 잠봉뵈르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데이트, 친구들과의 모임, 혼밥 등 어떤 목적으로 방문해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주차 공간이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