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아이와 함께 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괴산, 그곳에 아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특별한 맛집 카페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얀 눈이 덮인 산봉우리가 마치 그림처럼 다가왔다. 면사무소 앞 공사 때문에 조금 헤맸지만, 버섯랜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옆길로 들어서니, 드디어 꿈에 그리던 ‘루마코브’가 눈앞에 나타났다.
카페 문을 열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멋진 공간이 펼쳐졌다. 마치 거대한 해적선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인테리어는, 아이뿐만 아니라 내 마음까지 단번에 사로잡았다. 커다란 나무 뼈대가 튼튼하게 지붕을 받치고 있었고, 천장에는 앤티크한 조명들이 은은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벽면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해적 지도가 그려져 있었고, 곳곳에 놓인 낡은 밧줄과 닻 장식은 해적선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아이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뛰어갔다. 커다란 볼풀장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볼들이 가득 채워진 볼풀장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아이는 마치 바다에 뛰어드는 해적처럼 신나게 볼풀장으로 뛰어들어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볼풀장 한가운데에는 그물로 만든 놀이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그물 위를 기어오르기도 하고, 그물에 매달려 흔들흔들 몸을 흔들기도 했다. 마치 거대한 거미줄에 걸린 곤충처럼, 아이들은 스릴 넘치는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물 아래에는 폭신한 매트가 깔려 있어 안전하게 놀 수 있었다.

카페 한쪽에는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꽂혀 있는 책장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이들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바닥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마치 해적들이 보물을 찾듯, 아이들은 책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있었다.
카페 밖으로 나가보니, 작은 동물 농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돼지, 닭, 토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이들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동물들과 교감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특히 아이들은 돼지들이 꿀꿀거리는 소리를 흉내 내며 즐거워했다.
야외에는 모래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삽과 양동이를 들고 모래성을 쌓기도 하고, 모래 속에 보물을 숨기기도 했다. 마치 해변에 온 것처럼, 아이들은 신발을 벗고 모래 위를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모래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은 활기 넘쳤다.

나는 아이가 노는 동안 카페를 둘러보았다. 카페 곳곳에는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존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해적선 모형 앞에서는 누구나 멋진 해적 선장이 될 수 있었고, 낡은 밧줄과 닻 장식 앞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사진 찍는 기술이 부족한 나도, 이곳에서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메뉴를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는 마치 해적선의 선실처럼 꾸며져 있었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 음료, 디저트들이 적혀 있었다. 나는 아이를 위해 뽀로로 음료수를 주문하고, 나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칡 라떼를 주문했다. 빵과 피자도 판매하고 있었지만, 점심을 먹고 온 터라 간단하게 음료만 마시기로 했다.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칡 라떼는 처음 마셔보는 맛이었지만,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 은은한 칡 향과 부드러운 우유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아이는 뽀로로 음료수를 마시며 신나했다. 음료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니, 아름다운 설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설경을 감상하는 여유는, 일상에 지친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카페는 전체적으로 매우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는 깨끗하게 닦여 있었고, 바닥에는 먼지 하나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과 수유실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아이와 함께 오는 손님들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특히 수유실에는 기저귀 교환대와 아기 침대가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카페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다. 주문을 받는 직원, 음료를 만드는 직원, 청소를 하는 직원 모두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했다. 아이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사장님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도 해주고, 장난도 쳐주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루마코브는 입장료 없이 1인 1메뉴만 주문하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키즈카페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음료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키즈카페 입장료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카페 내부에는 텐트와 빈백이 놓여 있는 좌식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좌석 수가 많지 않아, 자리가 금방 찼다. 텐트 안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다음에는 꼭 좌식 공간에 자리를 잡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아, 아이를 지켜보기가 조금 어려웠다. 특히 아이들이 좌석 반대편으로 넘어가서 놀면, 잘 보이지 않아 불안했다. 그쪽을 비춰주는 모니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마코브에서 3시간 동안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오늘 너무 재미있었다”며 연신 싱글벙글 웃었다.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루마코브는 아이에게는 최고의 놀이터였고, 나에게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었다.
괴산 지역명 루마코브는 아이와 함께 맛집 탐험을 떠나고 싶을 때,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남편과 함께 방문해서, 맛있는 빵과 피자도 맛보고 싶다. 루마코브에서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