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행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짐을 풀기도 전에 발걸음은 자연스레 어느 백반집으로 향했다. ‘나 혼자 산다’에 박나래 씨가 다녀갔다는 그곳, 소문만 무성한 밥집이 아니라 진짜배기 맛을 내는 곳인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이른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있는 곳은 다들 알아본다니까.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테이블 몇 개와 좌식 테이블이 놓인,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는 이미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엉덩이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바닥에 앉으니, 어릴 적 할머니 집에서 밥 먹던 기분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메뉴는 단 하나, 백반. 자리에 앉자마자 인원수대로 주문이 들어갔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반 한 상이 차려졌다. 쟁반 가득한 반찬들이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12가지 기본 반찬에 청어구이, 불고기, 조개탕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 한 공기가 왠지 모르게 작아 보이는 느낌이었다.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큼지막한 청어구이였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겉모습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조심스럽게 발라내어 입에 넣으니,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짭짤한 간이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순식간에 밥 한 숟가락을 비우게 만들었다.

뜨끈한 조개탕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큼지막한 조갯살을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탕 안에 푸짐하게 들어간 파와 청양고추가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국물을 들이켤 수 있었다. 특히 비 오는 날이나 쌀쌀한 날씨에 먹으면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달콤 짭짤한 불고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부드러운 소고기에 양념이 쏙 배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상추쌈에 밥과 불고기를 함께 넣어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이 춤을 추는 듯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톡 쏘는 맛이 매력적인 생새우 무침, 따뜻하게 부쳐져 나온 계란말이,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콩나물무침 등, 어느 것 하나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젓갈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김치는 전라도 음식 특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푸짐한 인심 덕분에 배불리 먹었음에도, 반찬이 조금씩 남았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이곳은 반찬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눈치 볼 필요 없이, 먹고 싶은 반찬을 마음껏 더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셔서, 부족한 반찬을 알아서 챙겨주시기도 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은 단돈 12,000원. 이 가격에 이렇게 푸짐한 한 상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혜자스러운 식당이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식당 주변 골목길은 좁고 복잡해서,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가능하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용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오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식당 문을 나서는 순간, 비로소 목포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푸짐한 백반 한 상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여행의 설렘과 기대를 더욱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목포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주저 없이 이 식당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맛있는 반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혹시 목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목포 시내의 작은 맛집, 백성식당에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지역명이 선사하는 푸짐한 인심과 맛깔스러운 전라도 음식을 경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단, 웨이팅은 필수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